토요타가 작정하고 만든 괴물, 도로 위를 달리는 레이싱카 GR GT와 GT3의 정체

안녕하세요. 자동차 읽어주는 블로거 재롬입니다.

여러분은 토요타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고장 안 나는 튼튼한 차,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혹은 조금 심심한 아빠 차? 만약 아직도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계신다면, 오늘 소개해 드릴 이 차들을 보는 순간 생각이 완전히 바뀌실 겁니다.

지난 12월 5일, 토요타 가주 레이싱(GR)이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장을 폭격할 두 대의 괴물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모터스포츠 전용 머신인 GR GT3와 그 형제이자 공도용 슈퍼카인 GR GT입니다.

TOYOTA GR

이 차들이 왜 대단한지, 그리고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왜 이 프로젝트에 목숨을 걸었는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이야기의 시작은 20년 전 뉘르부르크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아키오 회장(마스터 드라이버 모리조)은 뉘르부르크링 24시 레이스에 나가고 싶었지만, 토요타에는 내세울 만한 스포츠카가 없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최신 기술로 만든 레이싱카를 뽐낼 때, 토요타는 이미 단종된 낡은 수프라를 고쳐서 출전해야 했죠.

TOYOTA GR

"토요타는 이런 차 못 만들어"라는 비웃음과 굴욕. 그 설움이 지금의 GR(가주 레이싱)을 만들었고, 결국 오늘 소개할 이 괴물들을 탄생시켰습니다.

TOYOTA GR

첫 번째 주인공, GR GT3 콘셉트입니다. 이 차는 오직 서킷에서의 승리만을 위해 태어난 순수 레이싱 머신입니다. 심장은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이 뜁니다. 요즘 다들 엔진을 줄이는 추세인데, 8기통 대배기량 엔진을 얹었다는 것만 봐도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TOYOTA GR

뼈대는 견고한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으로 만들었고, 무게 중심은 땅바닥에 붙어있을 정도로 낮췄습니다. 공기 역학(에어로 다이내믹) 설계는 최첨단 기술을 총동원했고요.

TOYOTA GR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카이와(대화)입니다. 아키오 회장은 이 차가 운전자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차가 어떻게 움직일지 운전자에게 정확한 피드백을 줘서, 0.1초의 찰나에 자신감 있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이죠. 프로 레이서든 아마추어든 누구나 믿고 던질 수 있는 차, 그게 바로 GR GT3입니다.

TOYOTA GR

두 번째 주인공, GR GT입니다. 사실 우리에게 더 충격적인 건 바로 이 녀석입니다. GR GT3 레이싱카를 기반으로 만든 공도용 양산차, 즉 번호판 달고 도로를 달리는 레이싱카입니다.

파워트레인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레이싱카와 똑같은 V8 트윈 터보 엔진을 쓰는데,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했습니다. 강력한 엔진 파워에 전기 모터의 효율과 토크를 더해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죠.

TOYOTA GR GT

이 차의 콘셉트는 아주 명확합니다. "서킷에서 미친 듯이 달리고, 집에 가는 길에 근사한 레스토랑에 들를 수 있는 차."

보통 트랙용 차는 일반 도로에서 타기 불편하기 마련인데, GR GT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양산차 테스트 드라이버와 레이싱 드라이버가 개발 초기부터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하네요. 일상에서는 편안하지만, 스위치 하나면 맹수로 돌변하는 차.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 그 자체입니다.

디자인을 보면 롱 노즈 숏 데크의 전형적인 FR(앞 엔진 후륜 구동) 스포츠카 비율을 보여줍니다. 긴 보닛 아래 거대한 V8 엔진이 들어차 있고, 운전석은 뒷바퀴 쪽에 바짝 붙어 있어서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