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BMW 웃고, 이 브랜드는..” 아빠들 등 돌리니 결국 ‘최후의 카드’ 꺼냈다

GV70, GV80/출처-제네시스

연말을 앞두고 제네시스가 주요 차종에 최대 900만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에 대응하지 못한 공백이 소비자 이탈로 이어지자 현대차는 재고 조절과 분위기 반전을 위한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할인 확대, 재고 털기 위한 총력전

현대자동차는 12월 한 달간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을 통해 제네시스의 주요 모델 할인폭을 크게 늘렸다.

GV80은 최대 500만원, G80·GV70은 최대 300만원까지 현금 할인이 적용된다.

여기에 지난달 진행된 ‘8040 프로모션’과 ‘코리아 세일 페스타’, ‘트레이드 인’ 혜택을 더할 경우 GV80은 최대 900만 원, G80은 최대 700만 원까지 가격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할인 정책 외에도 현대차는 오토 할부 전 모델 금리를 0.5% 인하하며 구매 문턱을 낮췄다. 이는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 조치로 분석된다.

올해 1~11월 기준 제네시스의 주력 모델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에 따르면 G80은 4만 176대, GV70은 5만 1111대, GV80은 4만 2964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GV80은 18.8%, G80은 10.5% 줄었으며 GV70만 0.4% 감소에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는 노후화된 모델 주기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 부재가 지목된다.

G80은 지난해 말 부분변경을 거쳤으나, 신차 효과가 희석되며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특히 렉서스, BMW, 벤츠 등 하이브리드 풀라인업을 갖춘 수입 브랜드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선호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는 대부분 모델이 내연기관 혹은 전기차로만 구성돼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패밀리카’ 수요층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GV60을 제외하면 최근 제네시스에 신차 출시가 없었다”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탄탄한 브랜드로 이동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판매 감소는 생산라인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제네시스의 G80, GV80 등이 생산되는 현대차 울산5공장 51라인은 이달 특근이 단 2회(6일, 13일)에 그쳤다.

시간당 생산대수(UPH)도 26.7대로, 울산공장 내 다른 라인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시기 코나를 생산하는 11라인이나 팰리세이드·싼타페를 생산하는 22라인은 월 5~6회 특근이 배정된 것과 대조된다.

업계는 이러한 흐름이 전동화 모델 도입을 위한 라인 정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제네시스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 G80 하이브리드 출시가 예정돼 있으며 대형 전용 전기 SUV인 GV90도 투입된다. 기존 내연기관 세단 라인의 가동을 줄이고,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혼류 생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제네시스는 올해 11월까지 누적 내수 판매량 10만 871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한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내수 판매량(13만 674대)과 비교하면 더욱 격차가 크다. 이 같은 하락세 속에 제네시스는 할인과 생산 조정을 통해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