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윤의 가요타요] “도로 위를 쏘다니는 유쾌한 반항아”…폭스바겐 골프, 퀸의 ‘돈 스탑 미 나우’
스포츠서울|원성윤|2025.12.03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양평=원성윤 기자] 모두가 더 크고, 더 높은 차를 좇는 SUV 전성시대다. 하지만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작은 거인’이 있다.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해치백의 왕좌를 지켜온 폭스바겐 골프(The Golf)다.
8세대로 진화한 골프의 시동을 걸고 도로 위로 나서는 순간, 프레디 머큐리의 폭발적인 보컬이 귓가를 때리는 듯했다. 퀸(Queen)의 명곡 ‘돈 스탑 미 나우(Don’t Stop Me Now)’. “I‘m a shooting star leaping through the sky(나는 하늘을 가로지르는 유성이야)”라는 가사처럼, 골프는 도로 위를 미끄러지듯, 그러나 폭발적으로 질주했다.
◇ 주행 성능: I’m having a good time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골프의 진가는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드러난다. 시승차인 2.0 TDI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kg.m를 발휘한다. 수치만으로는 평범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 도로 위에서의 몸놀림은 ‘비범’하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7단 DSG 변속기가 톱니바퀴 맞물리듯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차체를 밀어붙인다. 굽이진 코너를 만날 때마다 골프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파닥거린다. 탄탄하게 조율된 하체는 노면을 끈덕지게 움켜쥐고, 차체는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려낸다. 노래 가사처럼 “I feel alive(살아있음을 느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SUV의 뒤뚱거림에 지친 이들에게 골프의 이 ‘쫀득한’ 주행감은 그야말로 해방구다.
◇ 디자인 & 실내: Mr. Fahrenheit (미스터 화씨)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8세대 골프는 디자인에서도 ‘핫(Hot)’하다. 폭스바겐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라인과 두툼한 C필러는 여전하지만, 전면부의 ‘IQ.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눈매로 도로를 응시한다. 클래식함 속에 숨겨진 날 선 세련미다.
실내는 디지털로 완전히 갈아입었다. 물리 버튼을 과감히 없애고 터치스크린으로 통합한 ‘이노비전 콕핏’은 미래지향적이다. 손가락 하나로 기어를 조작하는 ‘시프트 바이 와이어’는 센터 콘솔의 공간을 넓혔고,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는 야간 주행의 감성을 돋운다. 다만, 직관성을 중시하는 올드스쿨 운전자에게는 터치 방식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또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골프만의 방식이다.
◇ 효율성: 멈추지 않는 질주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Don’t Stop Me Now’를 외치며 달려도 주유소 걱정은 없다.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면 리터당 20km를 훌쩍 넘기는 괴물 같은 연비를 보여준다. 퍼포먼스를 즐기면서도 지갑을 지킬 수 있는, 폭스바겐 디젤 엔진의 완숙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퀸의 노래가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듯, 골프 역시 세대를 거듭하며 자동차 역사의 아이콘으로 남았다.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도 내연기관 해치백이 주는 원초적인 운전의 즐거움은 여전히 유효하다.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폭스바겐 골프 TDI. 양평 | 원성윤 기자 socool@sportsseoul.com 꽉 막힌 도심에서도,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도 골프는 운전자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더 달릴 수 있어, 즐겁지 않아?”라고. 운전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즐거움’이길 바라는 당신에게, 폭스바겐 골프는 자신 있게 외친다.
“Don‘t Stop Me Now! (지금 나를 멈추지 마!)”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