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2조 투자 안성 배터리 캠퍼스 착공…전동화 R&D 본격화

경기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에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캠퍼스’ 구축⋯2026년 말 준공
국내 125조 투자 일환⋯수소연료전지 공장, 전기차 전용 공장에 이어 세번째 대규모 투자

현대자동차·기아가 경기도 안성에 대규모 배터리 연구개발(R&D) 거점을 구축하며 전동화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그룹 최초의 배터리 특화 캠퍼스로 1조2000억 원을 투입해 202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는 28일 안성 제5일반산업단지에서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안성 캠퍼스’ 상량식을 열고 본격적인 연구개발 인프라 구축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캠퍼스는 부지 19만7000㎡, 연면적 11만1000㎡ 규모로 조성된다. 차량 요구 조건을 반영한 고난도 실증 환경을 갖추고 전극·조립·활성화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해 셀 설계·공정·통합 제어 등 핵심 기술을 종합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남양·의왕 연구소가 초기 설계와 단위 공정을 검증하는 역할이었다면 배터리 캠퍼스는 차량 탑재 수준의 품질·안전성을 연속적으로 테스트하는 ‘그룹형 배터리 테스트베드’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개발 과정에 데이터 해석·시험 자동화·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을 적용해 성능과 안전성을 사전 검증하는 디지털 체계도 구축한다.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 차세대 전동화 차량용 배터리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소재·형태를 확장해 개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배터리 캠퍼스는 울산 수소연료전지 공장, 화성 기아 PBV 전용 공장에 이어 추진되는 그룹의 세 번째 국내 대규모 투자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125조2000억 원 국내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전동화·배터리 R&D 역량을 한층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대규모 배터리 연구시설을 국내에 구축함으로써 K-배터리 생태계와의 협업 확대, 배터리 핵심 인재 양성, 지역 이차전지 산업 고도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대차·기아와 경기도, 안성시, 경기주택도시공사, 윤종군 국회의원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장은 “배터리 캠퍼스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출발점이자 글로벌 전동화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앞서 8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와 배터리 안전 기술 강화를 위한 공동 협력을 추진하는 등 K-배터리 생태계와의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