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7천만 건 특허 학습한 LLM… AI가 특허 전략의 판을 바꾼다
||2025.10.22
“특허 데이터는 점점 늘어나고 기술 경쟁 주기는 줄어들고 있다. 사람이 따라가는 게 불가능해진 특허 경쟁을 인공지능(AI)은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모두가 특허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하는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다.”
윤정호 워트인텔리전스 최고경영자(CEO)는 22일 오후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AI가 의사결정의 파트너가 돼야 하는 게 지금의 특허 시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윤정호 CEO는 ‘AI 네이티브 리서치(AI Native Research)’라는 제품 카테고리를 정의했다. AI 네이티브 리서치는 AI를 단순히 제품에 붙여 개선한 것이 아닌, AI 자체를 코어(Core)로 구동되는 리서치 제품군을 의미한다. 검색을 넘어 AI가 직접 인사이트 있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도와주는 AI를 뜻한다.
다음 달 출시되는 특허 전문 AI 솔루션 ‘키워트 인사이트(Keywert Insight)’ 또한 AI 네이티브 리서치 개념을 구현한 제품이다. 탑재된 ‘AI 에이전트’가 이용자의 검색을 이해하고, 유사한 특허의 주요 기술 키워드와 출원인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AI 1줄 요약과 유사도 다이어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며, 이용자는 ‘인사이트 AI’ 기능을 통해 특허 아이디어를 고도화할 수도 있다.
워트인텔리전스는 해당 솔루션을 통해 기업이 지식재산권(IP)과 연구·개발(R&D), 전략 부서가 공통의 언어로 협업함으로써 ‘특허 AX(AI 전환)’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복잡한 특허 업무 플로우를 단축함으로써 비용 절감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CEO는 “특허 관련 정보를 통해 인사이트를 만드는 건 특허 전문가의 일이었지만, 이제는 AI가 이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차이를 분석해서 의사결정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언어(용어)를 쓰는 특허 관련 부서들이 공통의 언어로 협업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키워트 인사이트에는 워트인텔리전스에서 자체 개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플루토LM(PlutoLM)’이 탑재됐다. 해당 모델은 워트인텔리전스에서 보유한 ▲특허 1억7000만건 ▲특허 문장 2500억개 ▲특허 도면 16억장 ▲가공 데이터 1억5000만건 등 특허 데이터를 학습했다. 전 세계 106개국 특허 데이터와 AI 학습·추론에 최적화된 데이터셋, 하이브리드 검색 로직을 결합해 특허 데이터 전용 AI 아키텍처를 완성했다.
일례로 이용자가 검색창에 발명자가 작성한 ‘직무발명 신고서’를 올리면, 키워트 인사이트는 해당 자료에서 기술 키워드를 뽑아낸다. 이용자는 AI 에이전트에게 질문하고 새로운 기술 키워드를 추천받을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명자의 용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장영진 워트인텔리전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같은 제품이어도 경영진과 변리사·사업전략팀·연구개발 인력이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조직 간 언어의 불일치가 특허 정보를 활용하기 힘든 주된 허들이었다”며 “IP를 둘러싼 조직들의 소통 방식을 바꾸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워트인텔리전스는 키워트 인사이트를 통해 선행기술조사 시간은 2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어들고 IP팀 보완 재요청률은 70% 감소, 발명부터 출원까지 평균 리드타임이 21일에서 9일로 짧아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특허는 출원 일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임시 출원일도 당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호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에는 뉘앙스를 읽거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한계를 인정하고 전문가와 AI가 어떻게 협업하느냐가 관건”이라며 “AI와 전문가가 협업하는 툴을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가치 변화를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키워트 인사이트는 오는 11월에 베타 버전으로, 내년 2월 정식 버전으로 출시된다. 키워트 인사이트는 베타 버전 배포를 시작으로 2주에 한 번씩 특허 명세서, 선행기술조사, 기술 동향 보고서 등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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