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눈으로 보고 말하면, 바로 찾아준다”… ‘갤럭시 XR’로 뉴욕 맛집 찾고, 폰으로 찍은 사진 3D로 재감상
||2025.10.22
||2025.10.22
“뉴욕에서 피자 잘하는 곳 찾아줘.”
삼성전자가 22일 공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신제품 ‘갤럭시 XR(Galaxy XR)’을 착용하고 써봤다. 갤럭시 XR의 특징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음성 만으로도 디바이스(기기)를 제어하고,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강남 삼성 스토어에서 갤럭시 XR을 직접 체험해봤다.
◇ 간단한 제스처와 음성 만으로도 편리한 경험
처음 헤드셋을 쓰자 눈 앞에 펼쳐진 시야는 일반 현실과 똑같았다. 우측 상단의 컨트롤 버튼을 눌러야 ‘별도 화면’이 열리면서 가상 공간이 현실과 겹쳐 보이기 시작했다. “제미나이, 뉴욕 피자 맛집 찾아줘”라는 음성 한 마디에 검색 패널이 떠오르고, 시선으로 피자 집 후보 리스트를 훑은 뒤 엄지·검지를 맞대는 제스처로 식당을 선택하니 지도가 즉시 확대됐다. 식당 인근의 입체 지형과 매장 외관이 눈앞에 뜨는 동안, 화면 가장자리에는 평점·영업시간·길찾기 버튼이 정돈돼 따라붙었다. 음성·시선·손 동작 만으로 목적지 탐색이 끝나는 경험이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식당 내부를 가상 공간에서 직접 이동하면서 체험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2차원으로 찍은 사진을 3차원 화면으로 변환해서 볼 수 있는 기술이 갤럭시 XR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어 서울 강남역 인근의 피자 잘하는 집도 소개해 달라고 물었다. 마찬가지로 구글 지도에서 후보지 다섯 곳이 검색됐고,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확대하자 가게 인근 전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다만, 식당 내부를 실제 체험하듯이 보는 건 불가능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선 식당이나 특정 장소를 검색했을 때 실제 공간을 체험하는 것처럼 지원하는 서비스는 미지원 중”이라며 “현재 뉴욕시 1000여개 장소에 대해 업데이트를 완료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데, 계속 늘려갈 계획”이라고 했다.
갤럭시 AI 스마트폰에 탑재된 ‘서클 투 서치’ 기능도 갤럭시 XR에서 이용 가능했다. 헤드셋을 착용한 채 눈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들고 있는 휴대폰(갤럭시S25)을 향해 손가락으로 원을 그린 뒤 어떤 회사 제품인지 묻자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S25입니다. 가격은 115만5000원부터 시작합니다”라며 AI가 검색한 내용을 읽어줬다.
◇ 휴대전화 갤러리와도 연동… AI 영상 편집·3차원 이미지 변환 가능
갤럭시 XR은 기기간 연동을 통해 스마트폰 안의 데이터나 콘텐츠 활용이 가능했다. 대표적인 게 2차원의 평면 사진을 3차원 이미지로 변환해 볼 수 있는 기능이었다. 스마트폰 갤러리에 저장된 추억의 사진을 갤럭시 XR을 이용해 실감나게 재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와닿았다. 빛 바랜 기억의 한 순간을 생생한 장면으로 바꿔줄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더 놀라웠던 건 음성 명령 만으로 AI를 이용해 원하는 이미지나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갤러리에 있는 인물 사진 여러 장을 선택한 뒤, “제미나이, 사진에 나온 사람들이 어깨 동무하고 노래하는 30초짜리 영상을 만들어 줘”라고 하자 30초 분량의 짧은 영상이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셜미디어(SNS)용 영상·가족 사진을 새로 소비하게 만들 만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구글 제미나이·지도·구글·포토·유튜브·플레이스토어 등 구글의 기본 서비스를 갤럭시 XR에서 음성, 시선, 제스처 등으로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 플랫폼을 최초로 탑재한 제품이다. 김정현 삼성전자 소비자경험(CX)실장은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AI와 XR의 만남이고 이 두 기술의 결합이 어떤 파급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그런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구글이 만날 때 가장 차별화된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 가벼운 무게로 착용감 극대화
10분간 착용을 하면서 느낀 점은 착용하고 있다는 걸 모를 정도로 가볍다는 사실이었다. 애플 비전 프로처럼 배터리와 기기를 분리시켜 무게를 줄였다. 갤럭시 XR의 무게는 545g으로 애플 비전 프로(650g) 대비 100g 정도 더 경량화했다. 무게 중심이 이마와 후두부로 고르게 분산되고, 외부 배터리 연결 구조라 전면 쏠림이 적다는 점도 착용감을 높인 요인이었다. 광대뼈 압박이 크게 거슬리지 않았고, 스트랩 각도 조절 범위가 넓어 안경 사용자도 맞추기가 쉬웠다. 배터리 사용 가능 시간이 2시간 내외(영상 2.5시간)라는 점은 아쉬웠다. 이용 중에는 배터리를 유선으로 연결한 상태로 소지해야 한다는 점은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