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특구재단, K-딥테크 ‘혁신’ 이끈다] <7>딥아이
||2025.09.07
||2025.09.07
연구개발특구 고유 제도인 연구소기업은 단순한 제도적 혜택을 넘어 기술기업이 기획과 설립부터 혁신성장을 위한 전주기 지원체계로 자리 잡아 왔다. 이를 통해 공공기술을 기반으로 한 딥테크 기업들이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이루고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러한 연구소기업 제도가 2006년 1호 지정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 2000호 지정을 맞이했다. 2000호로 지정된 딥아이는 기술력 입증을 통해 비파괴검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업 성장 의지를 밝히고 있다.
딥아이는 한국수력원자력,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의 기술과 한국과학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 투자로 설립된 산업용 비파괴검사 분야 자동 평가 솔루션 기업이다.
원전 안전과 설비 신뢰성 향상이라는 현장의 절실함이 커짐에 따라 비파괴검사도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2022년 창업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비파괴검사 데이터를 소프트웨어(SW)적으로 해석·평가하는 인프라가 전무했다. 이에 따라 딥아이는 수천만 건에 이르는 와전류탐상(ECT) 및 IRIS 신호를 직접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로 정제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는 기존 전통적 검사 방식 대비 빠르고 정확하게 효율성과 정밀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딥아이는 지난해 세계 다섯 번째로 미국 전력연구원(EPRI)의 AAPDD 인증을 획득하면서 비파괴검사의 신뢰성 있는 모델 구축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AI를 적용한 비파괴검사 솔루션으로는 세계 최초로 인증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원전 운영사에 수출 기반을 마련했다.
딥아이는 이를 발판으로 위상배열 초음파(PAUT), 방사선투과(RT), 초분광검사 등 검사 모달리티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원전·석유화학·정유 산업뿐 아니라 배터리, 항공우주, 방산 등 모든 산업군에 AI 기반 검사 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인터뷰〉김기수 딥아이 대표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이러한 성과들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마일스톤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특구재단의 초기창업 지원부터 기술사업화 과제, 연구소기업 제도를 거치며 연구개발 자금은 물론 제도적 지원과 사업화 기회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며 “특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딥아이가 보유한 알고리즘을 실제 현장 데이터에 접목해 검증할 수 있었던 것 또한 큰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딥아이는 설립 첫해 이노폴리스 캠퍼스 지원사업을 통해 IR 기회와 씨드투자, 대기업 PoC 지원을 받아 초기창업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이후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사업화 과제를 수행해 미국 AAPDD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말에는 2000호 연구소기업 등록 이후 성장지원을 받는 등 일련의 과정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 발판을 마련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딥테크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글로벌 진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특구재단의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도 제언했다.
그는 “딥테크 분야는 기술적 난도는 높고 사업화까지 시간은 길며, 자본투자 리스크는 큰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며 “특구재단이 이미 딥테크 기업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과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 기업이 연속적으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특구재단이 장기 R&D와 글로벌 진출을 뒷받침하는 패키지형 지원으로 나아갈 것을 조언했다.
이어 “대기업·공기업·공공기관이 초기 스타트업 기술을 실제 현장에 시범 적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 제공 또한 중요하다”며 “특구재단의 규제샌드박스를 현장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한다면,국내 딥테크 스타트업 글로벌 경쟁력은 훨씬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