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있으면 전기차 보조금 종료" 넘치는 수요에 ‘재고 부족’사태까지 일어난 미국 시장
||2025.08.21
||2025.08.21
미국 전기차 시장이 오는 9월 말 세액공제 종료를 앞두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출하량을 줄이며 재고 관리에 들어가면서도, 남은 기간 동안 판매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막판 마케팅’에 몰두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다가옴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다시금 반짝 증가하는 양상이다. 하지만 보조금 종료 이후의 시장 침체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출하량을 눈에 띄게 줄이고 있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EV6와 EV9 등 대표 전기차 모델 모두 출하 대수가 몇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출하는 꾸준히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생산하며 혼류 체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보조금 종료라는 변수를 고려한 유연한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정부의 세액공제 제도 변경이다. 기존 계획은 2032년까지 유지되는 전기차 구매 세제 혜택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대규모 감세 법안으로 인해 2024년 9월 말 조기 종료가 확정됐다. 세액공제는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왔다. 따라서 제도 종료는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기차 보급 속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전기차 브랜드들은 남은 기간 동안 ‘막차 수요’를 최대한 끌어내려 하고 있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재고 부족, 세액공제 종료 임박”이라는 문구를 띄우며 소비자를 자극하고 있다.
리비안 역시 보조금이 사라지기 전에 구매하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우고 있다. 포드는 일부 전기차 모델 구매 고객에게 가정용 충전기를 무료 설치해주는 혜택을 9월 말까지 연장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지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지고 있다.
실제로 보조금 종료 발표 이후 미국 전기차 판매는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 전기차 판매량은 13만대를 넘어섰으며, 이는 월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작년 말 기록했던 최대 판매량에 근접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보조금이 완전히 사라진 이후에는 가격 부담으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의 둔화를 막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두 가지 길을 택할 것으로 전망한다. 첫째는 하이브리드 차량 확대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가 하이브리드 출하량을 유지하면서 수요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둘째는 저가형 전기차 출시다.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일부 브랜드는 소형·실속형 전기차 개발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보조금 종료라는 전환점을 맞아 새로운 경쟁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