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트럭 판매 역대 최저인데… 중고차 시장에선 불티나게 팔리는 ‘이것’
||2025.08.21
||2025.08.21
올해 상반기 국내 1톤 트럭 판매량이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와 물류 수요 둔화로 트럭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가운데, 전기 화물차 중고 시세만은 공급 부족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월부터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서 디젤 택배차 신규 등록이 금지되면서, 전기 트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시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 상반기 1톤 트럭 판매 27년 만에 최저치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가 21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상용 화물차 시세 및 거래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신규 등록된 1톤 트럭은 총 3만 9839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만 5506대) 대비 28.2% 감소한 수치로, 이는 IMF 외환 위기 당시였던 1998년(2만 7407대) 이후 27년 만의 최저치다.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물류와 배달 수요 증가로 단기적 호황을 누렸던 생계형 1톤 트럭 시장은, 경기 둔화와 고금리 여파로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운수·택배 업계 역시 차량 교체 주기를 늦추는 등 신차 수요가 얼어붙은 상황이다.
◆ 중고 전기 화물차 ‘역주행’… 공급 부족에 시세 강세
전체 트럭 시장이 위축되는 와중에도 전기 화물차는 예외였다. 케이카가 집계한 2025년 8월 차량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기아 더 뉴 봉고Ⅲ EV 카고의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3.4% 상승한 1540만 원, 현대 포터Ⅱ 일렉트릭은 1.7% 상승한 1896만 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상용 화물차 전체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6% 하락해 대비를 이뤘다.
케이카 관계자는 “신형 전기 트럭 모델 출시가 지연되고 정부 보조금 축소로 신차 출고가 줄면서, 중고 전기 화물차의 희소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케이카 웹·앱 검색량에서도 전기 화물차 수요가 드러난다. 포터Ⅱ 일렉트릭과 봉고Ⅲ EV 등 주요 모델의 2025년 상반기 검색량은 전년 대비 33.5% 증가했다.
◆ 디젤 트럭 신규 등록 제한, 전기차 수요 자극
전기 화물차 중고 시세 강세에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특별법) 시행 영향도 크다. 환경부는 지난 4월부터 수도권·광역시·특별대기관리권역을 중심으로 디젤 택배차 신규 등록을 전면 제한했다. 이는 노후 디젤 트럭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PM2.5)와 질소산화물(NOx) 저감을 위한 조치로, 택배사와 운송업체들이 신규 차량을 교체할 때 전기 화물차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디젤 차량 신규 등록 제한은 결국 전기 트럭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 시장 전환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며, “신차 공급 부족과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중고 전기차 시세는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