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혁신에서 다시 후퇴" 혁신이라며 없앴던 ‘옵션’ 결국 다시 부활했다
||2025.08.20
||2025.08.20
테슬라는 지난 2023년 ‘리프레시 모델 3’를 내놓으면서 기존에 있던 방향지시등, 기어 변속, 와이퍼 레버를 모두 없앴습니다. 대신 스티어링 휠의 터치 버튼과 중앙 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하는 방식을 채택했죠.
당시 테슬라는 이를 “미래지향적 인터페이스”라고 홍보했지만, 실제 운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특히 방향지시등은 급박한 상황에서 직관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도로 위에서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버튼 위치를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비판에 결국 테슬라는 모델 3 전 트림(후륜구동·롱레인지 RWD·롱레인지 AWD·퍼포먼스 AWD)에 방향지시등 레버를 다시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셈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신차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테슬라는 올해 2월 7일 이후 생산된 레버 미적용 차량에 대해 **2,499위안(약 50만 원)**을 내면 레버를 장착할 수 있는 유료 업그레이드를 제공합니다. 이전 생산 차량도 순차적으로 같은 서비스가 확대될 예정입니다.
테슬라의 이번 결정을 두고 단순히 고객 불만에 대응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최근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불편 해소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는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번 복귀 과정에서 옵션 되팔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레버를 없애면서 혁신을 강조했지만, 결국 불편이 드러나자 유료 서비스로 되돌린 꼴이 됐습니다.
차주 입장에서는 실험 대상이 된 셈이고, 이미 수천만 원짜리 차량을 구매했음에도 필수적인 기능을 다시 돈 내고 추가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테슬라의 레버 복귀는 단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불편을 호소하던 기존 소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구매를 망설였던 잠재 고객들에게도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성 훼손이 더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비자들은 “앞으로 또 어떤 기능이 사라졌다가 돈 받고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국 테슬라가 ‘혁신’과 ‘실험’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고객을 얼마나 존중하는지가 앞으로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번 사례는 자동차 업계 전반에도 시사점을 줍니다. 혁신은 반드시 사용자 경험과 함께 가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 해도 운전자가 불편하거나 안전에 위협이 된다면 소비자는 외면합니다.
테슬라의 레버 부활은 단순한 하드웨어 변경이 아니라, 기술과 실용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