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오류가…”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 자주 발생하는 이유
||2025.08.08
||2025.08.08
최근 서울 마포 상암동에서 발생한 SUV 전기차 인도 돌진 사고로 ‘급발진’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운전자는 “페달 조작 실수”를 주장했지만, 이를 계기로 전기차 특유의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 방식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전기차의 급발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운전자 과실과 차량 시스템 결함 사이의 공방이 반복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운전 습관’과 ‘운전법의 차이’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원페달 드라이빙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운전 방식이 달라, 적응 실패 시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마포 상암 사고뿐만 아니라, 지난해 경기 용인의 한 카페에서 테슬라 모델Y가 건물을 뚫고 돌진한 사건 역시 운전자의 페달 착각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당시 운전자 역시 “착오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고 진술했고, 현장 조사에서도 브레이크등 점등 흔적이 없었다. 이처럼 전기차 사고가 발생하면 급발진으로 의심받지만, 실제론 운전자의 조작 미숙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전기차의 ‘원페달 드라이빙’ 기능 때문이다. 이 방식은 가속과 감속, 정지까지 하나의 페달로 조작하는 시스템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량이 자동으로 감속하고 심지어 정지까지 한다. 전기차는 이 과정에서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감속 중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원페달 시스템을 적극 도입했다.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기아의 ‘아이페달’, BMW의 ‘B모드’ 등도 같은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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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페달 조작을 착각해 가속 페달을 밟거나, 감속 중에도 브레이크 페달 대신 원페달만 의존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전진·후진 기어 조작 실수와 맞물리면 급발진으로 오인하기 쉽다. 여기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도 브레이크등이 점등되지 않는 일부 모델의 경우, 주변 운전자나 보행자가 급격한 감속을 인지하지 못해 2차 사고 위험까지 뒤따른다.
중국 정부는 이런 이유로 2026년부터 원페달 기능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원페달 기능이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기능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급발진이라기보다 원페달 적응 실패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사고 원인을 단정 짓기 전 반드시 차량의 주행 모드, 특히 원페달 설정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급발진 의심 사고를 예방하려면 원페달 기능을 충분히 숙지하고, 운전 전 차량 설정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특히 전진·후진 기어 전환 시 페달 조작을 신중하게 하고, 익숙하지 않다면 원페달 모드를 해제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때 차량의 감속 강도와 브레이크등 점등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차량 주행 기록 장치와 원페달 모드 설정 여부를 먼저 확인해 급발진 오해를 줄이고,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