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 방지용 아니었네” 고속도로에 노래 틀어놓는 이유, 무엇일까?
||2025.08.01
||2025.08.01
운전을 하다 지루함이 몰려올 때, 갑자기 차량 바퀴 아래서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면 어떨까. 단순한 도로 위 진동이 아닌, 실제로 노래가 들리는 신기한 도로가 있다.
정식 명칭은 ‘멜로디 로드(Melody Road)’. 이름처럼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음악이 연주되는 이 도로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멜로디 로드는 레코드판이 돌아가는 원리하고 똑같다, 도로 표면에 간격을 두고 홈을 파면 차량이 달리면서 그 진동과 소음을 통해 특정한 음높이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홈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음이 나오는 것이다.
이 과학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원리를 통해 드라이버는 아무런 장비 없이 단지 시속을 맞춰 달리기만 해도 차체를 통해 음악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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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 로드의 본래 목적은 졸음운전 방지에 있다. 이는 일종의 럼블 스트립(Rumble Strip) 효과를 응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갓길에 있는 요철은 차량이 위를 지날 때 진동과 소음을 유발해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한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진입 전 나는 불쾌한 진동 소리가 럼블 스트립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 멜로디 로드는 이 개념을 발전시켜 ‘경고’ 대신 ‘멜로디’로 졸음운전을 막는다.
멜로디 로드는 시속 약 50~60km에서 가장 정확한 음을 낸다. 이는 결과적으로 자발적인 과속 방지로 이어진다. 너무 빠르게 달리면 음이 깨지고, 너무 느리면 흐릿하게 들려 자연스럽게 적정 속도를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 멜로디 로드를 관광 명소로 활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동해고속도로에서는 동요 ‘아빠 힘내세요’가 쓰이고 있고, 중앙고속도로 신림IC 부근에서는 장윤정의 가요 ‘어머나’가 사용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운전자가 음악을 듣기 위해 찾아오는 드라이브 명소가 되어, 지역 홍보 효과도 얻고 있다.
멜로디 로드는 단순한 기술적 아이디어를 넘어, 운전자의 안전을 지키고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다기능적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다. 간단한 구조지만, 그 효과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도로 위에서 흐르는 음악은 운전자의 피로를 달래고,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며, 때론 여행의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소리를 통해 소통하는 길 위의 기술, 멜로디 로드는 운전이라는 일상에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대중적인 음악을 이용하여 멜로디 로드가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