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장 설립했는데… 미국 전기차 점유율 하락했다는 현대차 상황
||2025.07.29
||2025.07.29
현대차그룹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꾸준한 점유율 상승세로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2위’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던 현대차·기아가 2024년 상반기, 3년 만에 처음으로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 현지 공장 설립과 같은 적극적 투자는 더 늘어났는데도 말이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7.6%로, 지난해 동기(11.0%)보다 3.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테슬라(42.5%), 제너럴모터스(GM, 13.3%)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현대차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상반기 기준 2위를 지켜왔지만, 이번 하락으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8.0% 감소한 4만 4,555대에 그쳤다. 전반적인 시장이 같은 기간 5.2% 성장했음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경쟁력이 약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카테고리에 있어 선도적인 기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2021년 8,262대였던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3만 4,517대, 2023년 3만 8,457대, 그리고 2024년엔 6만 1,883대로 성장했다. 특히 작년에는 하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며 연간 12만 3,861대를 판매,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함께 본 기사: 대세 배우 추영우가 아버지께 선물했다는 수입차,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진의 원인으로 모델 신선도와 후발주자들의 경쟁력 심화를 꼽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E-GMP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 EV 시리즈가 출시 당시엔 주목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참신함이 약해졌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GM을 비롯한 후발주자들이 더 강력한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실제로 GM은 쉐보레 이쿼녹스와 같은 가성비 모델로 상반기 7만 8,167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무려 103.8% 성장했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오히려 증가하며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충전 인프라나 주행거리 등에 대한 우려로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에 눈을 돌리는 경향과도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현대차는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단순히 빠르게 나왔다는 이유로 주목받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성능, 가격, 디자인, 브랜드 충성도 등 다면적 요소가 종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현대차가 다시 반등하려면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신모델 출시뿐 아니라, 미국 내 현지 전략의 재정비가 필수적이다.
소비자는 빠르게 지루해지고, 경쟁자는 더 빠르게 진화한다. 현대차가 다시 무대 중앙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아니면 한때의 ‘리즈 시절’로 기억될지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