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EV 컨셉카 공개
클래식의 재해석?
새로운 디자인 ‘주목’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가 디자인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컨셉카 EXP 15를 공개했다. 클래식과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동시에 담아낸 이번 모델은 벤틀리의 상징적인 클래식카 ‘블루 트레인 스피드 식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EXP 15는 클래식 모델의 아이덴티티였던 긴 보닛, 수직형 그릴, 그리고 아날로그 시계 등을 현대 전기차 디자인에 녹여냈다. 특히 ‘엔드리스 보닛’이라 불리는 유려하게 뻗은 전면부와 디지털-아날로그가 공존하는 실내 디자인은 기존 벤틀리와 또 다른 감각을 선보인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새 디자인 언어를 담아냈다는 평가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운 지점은 현대 제네시스와의 디자인 경쟁 구도다. 제네시스 디자인 총괄 이상엽 부사장은 과거 벤틀리에서 디자인 디렉터로 재직하며 ‘EXP 10 스피드 6’, ‘벤테이가’ 등의 핵심 모델을 이끈 바 있다. 그 영향으로 제네시스 G90, GV80 쿠페 등에선 당시 벤틀리의 디자인 코드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벤틀리, 전기차 시대 디자인 새 판 짠다

EXP 15의 실내는 기존 벤틀리 모델과 다른 구성을 택했다. 2+1 비대칭 구조로 설계돼 운전석과 조수석 외에 독립형 승객석이 마련됐다. 이 좌석은 주행 중에는 전방을 향하고, 정차 시에는 180도 회전해 라운지처럼 활용 가능하다. 여기에 테일게이트 피크닉용 의자, 샴페인 쿨러 등 라이프스타일 수납공간도 마련돼, 이동 수단을 넘어 경험형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벤틀리는 이번 EXP 15를 통해 이상엽 부사장 시절의 디자인 언어와는 결이 다른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기존 벤틀리가 고수하던 부드러운 곡선과 클래식 디테일에서 탈피해, 미래적인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레트로 요소를 과감히 병치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네시스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제네시스가 최근 G90, GV80 쿠페 등으로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어 두 브랜드 간 경쟁 구도에도 관심이 모인다.

EXP 15는 벤틀리의 첫 전기차 양산형 디자인을 예고하는 모델이다. AWD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되며, 이를 토대로 벤틀리의 전동화 전략이 본격화된다. 단순한 컨셉카를 넘어 향후 브랜드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모델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동화 모델로 고급차 시장 판도 흔들리나

이번 EXP 15의 공개는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경쟁 판도를 흔들 조짐이다. 전통 명가 벤틀리가 전기차 전용 디자인 언어를 새롭게 제시하며, 다른 럭셔리 브랜드들도 앞다퉈 미래의 디자 인 컨셉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이상엽 부사장과 벤틀리의 과거–현재 디자인 코드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도 크다. 과거 벤틀리와 디자인 유사점을 지을 지닌 제네시스와, 새롭게 탈바꿈하는 벤틀리가 전기차 시대에 어떤 경쟁 구도를 형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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