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수퍼차저는 안돼” 급속 충전 테스트에서 살아남은 전기차는?
||2025.07.25
||2025.07.25
전기차 시장에서 충전 속도는 차량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긴 주행거리 못지 않게 ‘얼마나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가’가 소비자의 체감 만족도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다양한 급속 충전 테스트 결과가 공개되는 가운데, 주목받는 전기차는 단연 현대차의 플래그십 전기 SUV ‘아이오닉 9’이다. 특히 테슬라 슈퍼차저와의 호환성과 성능 한계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르면서, 800V 아키텍처 기반 차량들의 실제 충전 효율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의 수퍼차저 네트워크는 여전히 400V 기반이다. 이로 인해 800V 전기차들은 테슬라 충전기를 사용할 때 최대 출력이 제한된다. 예컨대 아이오닉 9의 경우, 최대 출력이 237kW에 달하지만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126kW 수준으로 떨어진다. 충전 시간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테슬라 내 800V 차량들조차 자사 충전 인프라를 통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 시장에서 충전 인프라 전환이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때문에 800V 충전기를 갖춘 타사 네트워크, 예컨데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나 EV 등을 어댑터를 통해 활용해야만 최대 충전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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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충전 성능 테스트 결과도 눈에 띈다. 아이오닉 9은 110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고출력을 대부분 시간 동안 유지하며,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24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와 같은 성능 고전압 800V 아키텍처가 지닌 장점의 대표적인 예다.
특히 400V 차량들이 충전 중 출력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출력 저하 구간’에 진입하는 것과 달리, 아이오닉 9은 지속적으로 200kW 이상의 출력대를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수치뿐 아니라, 장거리 운행 전 빠른 충전이 필요한 상황에서의 체감 속도 차이도 크다. 충전 효율성뿐 아니라 발열 관리와 안정성 면에서도 완성도 높은 결과를 보여주며, 프리미엄 전기 SUV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전기차’라는 이유만으로 차량을 선택하지 않는다. 충전 인프라의 현실적인 제약과 고속 충전 속도, 충전 효율성까지 모두 고려하는 실용적 기준이 생긴 것이다. 800V 기반의 전기차가 그 해답이 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해당 성능을 실제로 구현해 낼 수 있는 충전 환경이다.
아이오닉 9은 그 가능성을 구체적인 수치와 사용자 경험으로 증명한 첫 모델 중 하나다. 테슬라가 전기차 인프라를 끌어올린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속도와 효율성 기준으로 충전 패러다임을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