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사랑 독차지하던 제네시스 “갑자기 이 지경까지” … 예상 밖 현실에 ‘비상’
||2025.07.13
||2025.07.13
국내 고급차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쌓아온 제네시스가 뜻밖의 위기를 맞았다.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는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유독 하락세를 보이며 홀로 역주행했다. 최근 고급차 시장이 확대되는 흐름과는 정반대다.
가장 큰 원인은 빠르게 성장하는 하이브리드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으로 분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1~6월) 국내에서 6만289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9.3% 줄어든 수치로, 같은 기간 BMW, 벤츠, 렉서스, 아우디 등 주요 고급 브랜드들은 대부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수익성과 직결되는 주력 차종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세단 G80은 5.5% 감소하며 전체 차종 중 13위로 밀려났고, GV80은 무려 32.5%나 줄어들었다. 2023년 말 부분 변경 모델로 반짝 인기를 누렸지만, 신차 효과는 1년 만에 사라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판매 부진의 핵심은 하이브리드 모델의 부재”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6% 증가한 22만8478대였으나, 제네시스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없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다 시장 변화에 밀려 방향을 틀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자, 내년 3분기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고성능 개발을 총괄하는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은 제네시스 뉴스룸 인터뷰에서 “지금은 전기차만을 밀어붙일 수 없는 시기”라며 전략 수정 배경을 설명했다.
GV80을 시작으로 G80, GV70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된다. 현대차가 최근 개발한 2.5L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이며,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도 함께 개발되고 있다.
미국 관세 강화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구조로, 미국이 자동차에 대해 25% 고율 관세를 유지하면서 수익성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실제 울산공장의 제네시스 전용 생산라인은 이달 19일 예정됐던 휴일 특근을 취소했다. “재고 누적과 백오더 감소,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이유였다.
올해 1~5월 미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5% 증가했지만, 이는 4월 관세 시행 전에 물량을 대거 선적한 효과로, 재고가 소진되는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부담이 시작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말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미국 관세 대응 전략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