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만 애타게 기다렸는데 “이걸 어쩌나” … 급작스러운 포기 선언에 완성차 업계 ‘깜짝’
||2025.07.10
||2025.07.10
2027년 출시 예정이던 혼다의 대형 전기 SUV가 조용히 사라졌다. 수조 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였지만, 미국에서 불어온 정치적 바람이 모든 걸 뒤흔들었다.
일본 혼다가 대형 전기 SUV 개발을 전면 중단했다. 닛케이신문은 5일(현지시간) “혼다가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이던 대형 SUV 전기차 프로젝트를 접었다”고 보도했다.
혼다가 개발을 취소한 모델은 오는 2027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던 3열 대형 SUV로, 경쟁사인 포드와 도요타가 같은 시기 비슷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었던 만큼, 혼다 역시 시장 선점을 노렸던 상황이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전기차 세액 공제를 사실상 종료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9월 30일 이후부터는 전기차 구매 시 7500달러의 연방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 혼다는 이 정책 변화가 수요 급감을 불러올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요 둔화는 혼다의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쳤다. 혼다는 당초 2031년 3월까지 전기차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10조 엔(약 94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를 7조 엔(약 66조 원)으로 30%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모델 생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혼다 제로 시리즈’라는 이름의 전기 SUV와 세단을 출시할 예정이지만, 전체 전략은 하이브리드 강화로 선회했다.
혼다 관계자는 “전기차 대형 SUV는 배터리와 차체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수요가 줄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혼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포드는 대형 전기차 개발을 중단했고, 닛산 역시 미국 시장용 두 개 전기차 모델 생산을 철회했다.
도요타도 당초 2026년 예정이던 전기 SUV 출시를 2028년으로 늦췄다. 닛케이는 지난 6월 20일 혼다와 닛산이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협력 체계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업계는 이를 “글로벌 전기차 재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정책 변화가 자동차 산업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구체적인 숫자와 전략으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