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지갑 연다”, “두 배 가까이 ‘껑충'” … 중장년층이 열광하는 ‘국산차’의 정체
||2025.07.10
||2025.07.10
스마트폰보다 자동차가 덜 중요해진 시대에 차는 20·30대에게 더 이상 삶의 필수 조건이 아니다. 차량 가격이 오르고, 청년층의 실질 소득이 주는 사이, 신차 시장의 주도권은 조용히 고령층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를 여전히 필요로 하는 60·70대가 오히려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20대와 30대의 승용 신차 등록 점유율이 나란히 하락세를 이어가며 10년 새 최저치를 찍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의 신차 등록 대수는 2만9066대로 전체 등록 대수의 5.7%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8.8%에서 매년 꾸준히 떨어진 결과다.
30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30대의 신차 등록은 9만9611대, 점유율은 19.5%였다. 2016년엔 25.9%에 달했지만 10년 새 6.4%포인트나 감소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30대의 점유율이 2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젊은 세대의 자동차 외면은 경제적 여유 부족과 공유 문화 확산에 따른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입장에선 수천만 원짜리 차량 구매보다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반면, 60·7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60대는 9만2123대를 등록하며 전체의 18.0%를 차지했고, 70대는 2만3010대로 4.5%에 달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분명하다. 60대는 2016년 9.6%에 불과했지만 두 배 가까이 늘었고, 70대 역시 2.8%에서 꾸준히 증가해 4%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령층의 신차 수요는 ‘이동권’ 확보와 무관치 않다. 정년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늘면서, 직접 운전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운전면허 자진 반납 운동이 진행 중이지만 실제 수요는 여전하다.
이전엔 중장년층의 신차 구매가 대형 세단에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실용성과 연비를 고려한 구매로 바뀌고 있다. 재작년 기준 50대 이상이 가장 많이 선택한 차량은 그랜저 하이브리드, 이어 쏘렌토 하이브리드였다.
SUV 모델인 셀토스와 아반떼도 각각 5위, 3위에 올랐는데, 이는 실용성과 가성비를 동시에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젊은 세대가 자동차를 떠나는 사이, 고령층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차를 적극적으로 선택하며 뚜렷한 세대교체 흐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