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가 넘보던 푸조”…하이브리드 승부수, 자세히 살펴보니 “이건 대박이네”
||2025.06.26
||2025.06.26
조용했던 프랑스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푸조는 24일부터 4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판매를 본격 개시했다. 내달에는 올 뉴 30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잇달아 투입한다.
두 모델은 푸조의 최신 전동화 기술과 디자인, 브랜드 철학이 집약된 차량으로, 푸조가 다시 한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신호탄이다.
전기차 전환기에 하이브리드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전기차 인프라 확산 속도가 기대보다 더뎌지는 가운데, 푸조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을 꺼내들었다.
푸조 408은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국내 출시 1년 만에 푸조 내 판매 비중의 35.5%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이번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은 48V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 모터, 1.2ℓ 가솔린 엔진이 결합된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시동, 출발, 회생 제동 등 주요 동작을 전기 모터가 수행해 연비 효율과 반응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14.1km로, 도심에서는 절반 이상의 시간을 전기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으며, 음과 진동도 크게 줄었다.
차체는 전장 4,700mm, 전고 1,500mm, 휠베이스 2,790mm로 실내 공간을 확보했고, 루프 끝단에는 공기역학 설계 요소인 ‘캣츠 이어’를 적용해 공기저항계수 0.28cd를 실현했다.
외관은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주간주행등으로 푸조 특유의 인상을 강조했고, 실내는 항공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콕핏’ 콘셉트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D컷 스티어링 휠, 3D 클러스터, 10인치 디스플레이로 직관성과 몰입감을 높였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GT 트림에는 마사지 시트, 무선 충전 트레이, 공기 정화 시스템, 360도 카메라, 매트릭스 타입 LED 헤드램프 등 고급 사양이 대거 탑재됐다. 가격은 알뤼르 트림 4,390만 원, GT 트림 4,890만 원이다.
한편, 408, 308, 508 등 푸조의 차량명을 보면 알 수 있듯, 숫자는 이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이다.
푸조의 숫자 차명은 1929년 양산된 최초의 ‘201’에서 시작됐다. 가운데 ‘0’을 넣고, 앞뒤 숫자로 차급과 세대를 구분하는 이 구조는 무려 100년 가까이 유지돼왔다.
첫 자리는 차의 크기를, 마지막 자리는 세대를 의미한다. 가운데 ‘0’은 푸조만의 고유 구분자로, 숫자 차명은 언어의 장벽 없이 글로벌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유리하고 라인업 정리나 모델 리뉴얼 시에도 체계적인 관리를 가능케 한다.
이 네이밍 철학은 과거 포르쉐와의 법정 다툼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원래 포르쉐의 ‘911’은 ‘901’로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푸조가 ‘0’이 들어간 세자리 숫자의 상표권을 주장하며 제동을 걸었고, 결국 포르쉐는 지금의 ‘911’을 선택했다.
푸조가 숫자에 품은 집념은 단순한 이름을 넘어, 브랜드 철학의 한 조각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내달 국내에 출시되는 ‘올 뉴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는 푸조의 또 다른 기대작이다.
풀체인지 후 8년 만에 등장하는 이번 모델은 새롭게 설계된 패스트백 차체에 푸조의 3세대 ‘파노라믹 아이콕핏’을 탑재했다. 여기에 408과 동일한 스마트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얹혀, 전동화 기술의 결정체로 평가된다.
308은 이미 유럽 시장에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10만대 판매를 넘겼다. 푸조는 이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의 반등을 이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푸조 관계자는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하이브리드 전략은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408과 308을 통해 실용성과 개성, 성능을 두루 갖춘 라인업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설 것”이라고 밝혔다.
푸조의 조용한 반격이 시작됐고, 그 중심에는 ‘하이브리드’와 ‘철학’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