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일론 머스크 ‘로보택시’ 야망은 우버의 위기?
||2025.06.24
||2025.06.24
글로벌 차량 호출 플랫폼 1위 우버가 자율주행 시대 앞에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93달러까지 상승했던 우버 주가는 최근 85달러선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의 유료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이후, 시장은 자율주행 기술을 우버에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테슬라의 진입이 우버의 기존 사업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로보택시 호출료 4.2달러… 우버의 경쟁력 붕괴 예고
머스크 CEO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도심에서 자율주행 모델Y 차량 10대를 투입해 제한 구간 내 로보택시 운행을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차량에는 운전석도, 핸들도 없으며, 인공지능(AI) 기반 FSD(Full Self-Driving, 완전자율주행) 기술만으로 운행됩니다. 요금은 4.2달러로 책정했습니다. 현재 미국 내 평균 우버 호출 요금이 약 15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입니다.
머스크 CEO는 향후 테슬라 차량 소유주가 본인의 차량을 로보택시 네트워크에 연결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호출 서비스가 아닌, 우버와 에어비앤비의 융합형 플랫폼 모델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전략은 단순 가격 인하에 그치지 않습니다. 생산부터 AI 시스템 설계, 차량 운행까지 수직 통합된 구조를 바탕으로 확장 속도와 비용 효율성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합니다. 테슬라의 FSD는 LiDAR가 아닌 카메라 기반으로 구축돼 있으며, 미국의 혁신기술 전문 투자운용사 ARK 인베스트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운영 원가가 마일당 0.25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버 등 기존 차량 호출 플랫폼의 평균 원가인 마일당 2달러보다 8배 이상 저렴합니다. ARK 인베스트는 이 사업이 2029년까지 테슬라에 9510억달러의 매출을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머스크는 “기업가치의 90%가 자율주행에서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우버는 현재 18개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만, 자체 차량이나 기술 없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웨이모(Waymo)와는 오스틴과 피닉스에서 로보택시 운행을 하고 있으며, 연내 애틀랜타 서비스도 예정돼 있습니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우버는 모든 자율주행 기업의 플랫폼이자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제휴 기반의 개방 전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은행 웨드부시의 스콧 데빗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고객 보고서를 통해 “우버의 자율주행 전략은 외부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자산 기반 없이 확장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자율주행의 충격은 ‘서서히, 그러다 갑자기’ 다가올 것이며, 플랫폼 중심 우버는 그 파고를 기술 없이 맞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테슬라, 텍사스 호출시장 10%만 차지해도 ‘게임 체인지’
실적만 보면 우버의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지난 1분기 우버는 115억달러의 매출과 12억30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드라이버와 배달원에게 지급한 보상은 약 20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체 거래액의 상당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처럼 고정된 인건비 구조를 자율주행 기술로 전환하지 못한다면, 무인 차량 기반으로 운영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테슬라의 로보택시 모델이 우버의 수익성에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ARK 인베스트에 따르면 테슬라가 오는 2026년까지 텍사스 오스틴에 1000대 규모 로보택시를 투입할 경우, 이 지역 차량 호출 시장(약 10억달러)의 10%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우버의 시가총액은 약 1750억달러 수준이며, ARK는 자율주행 플랫폼의 확산이 우버의 시장 점유율과 기업가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로보택시 확산에는 여전히 과제가 존재합니다. 테슬라의 FSD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으로부터 수백건의 사고 보고를 받은 바 있으며, 아직 정식 ‘완전 자율’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일론 머스크는 전국 단위 로보택시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반면 우버는 아직 단일 도심 내에서도 자체 기술로 로보택시를 운영한 사례는 없고,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전략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우버 입장에선 자율주행차가 당장 시장을 뒤집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운전자를 기반으로 한 사업모델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게 더 큰 위기”라며 “테슬라는 차량 소유주까지 플랫폼에 끌어들이는 구조라, 호출 시장에서 단순 중개 역할에 머무는 우버가 수익 모델 자체를 재정의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