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마저 밀어내더니 “끝내 1위 차지했다”…뒤바뀐 순위에 업계 ‘술렁’
||2025.06.15
||2025.06.15
국산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쏘렌토가 결국 1위 자리를 내줬다.
예상을 뒤엎은 이 순위 역전은 단순한 판매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하이브리드 대형 SUV 시장의 판도 자체를 흔드는 신호탄으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본격적으로 출고되기 시작한 지난 4월 이후, 단 두 달 만에 상황은 급변했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5월 한 달간 총 7682대가 팔리며 국산차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이 중 6166대가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전체 판매량의 80%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한 셈이다. 이는 차량 가격이 더 비싼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연기관보다 소비자에게 더 선택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오랫동안 국내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주름잡던 기아 쏘렌토는 같은 달 5975대를 판매하며 팰리세이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매월 6000대 이상 팔리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지만,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등장 이후 기세가 꺾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급화된 대형 SUV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결합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팰리세이드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전기차의 편의 기능을 흡수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팰리세이드의 상승세는 단순히 브랜드의 힘만은 아니었다. 올해 1월 현대차는 6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내놓으며 새로운 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공개한 2.5ℓ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보다 연비와 출력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으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합산 최고출력 334마력을 발휘하고, 공인 복합연비는 최대 14.1km/L에 달한다.
게다가 실내 전기 사용을 위한 V2L 기능, 스테이 모드 등 기존 하이브리드에서 보기 어려운 전기차 특화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가격 대비 가치’에 민감한 대형 SUV 구매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출시 초기, 일각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가격이 비싸고 연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실제 시장 반응은 달랐다. 현재 기준으로 계약 후 출고까지 8개월이 걸릴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한편 쏘렌토는 아직까지 전체 판매량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1만대를 넘겼던 판매량은 4월 8796대, 5월에는 7734대로 점차 줄고 있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하이브리드 출시 이후 매월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전체 모델 판매 순위에서도 쏘렌토가 밀리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 특히 캠핑, 차박, 장거리 운전 등 야외 활동이 늘면서 쾌적한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레저용 차량을 중심으로 대형 SUV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경제성까지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이 뜨고 있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팰리세이드의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