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이 너무…” 첫 달 800대 판매했다는 기아 전기 세단 정체
||2025.06.12
||2025.06.12
보급형 전기차 시장의 파이가 점점 넓어지면서 현대차, 기아 중심으로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기차 구매 장벽이란 만만치 않았지만 요즘은 실구매가 2~3천만 원대의 신차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는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는 EV3를 앞세워 전기차 잠재 고객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세단형 전기차의 경우 전용 플랫폼 기반의 현대차그룹 기준으로 아이오닉 6가 유일했다. 하지만 올해 기아 준중형 전기 세단 EV4가 등장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EV3 못지않은 가성비를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과 괴리감이 큰 듯하다. EV4가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라는 근황이 전해졌는데, 어떤 이유에서일까?
EV4의 출고가 시작된 건 지난 4월. 이때 기록한 월간 판매량은 831대로 세 자릿수에 그쳤다. 같은 달 비슷한 가격대의 EV3가 3,057대 판매된 것과 크게 대조된다. 하지만, 4월 끝자락에 가까운 22일부터 고객 인도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나쁘지만은 않은 시작으로 보인다.
본격적으로 판매고를 올리기 시작한 5월에는 1,373대의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EV3는 1,866대로 전월 대비 판매량이 대폭 줄었지만, 여전히 EV4보다 500대 이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 EV4가 EV3 대비 크게 비싸지 않고 신차 효과가 한창일 시기임에도 한참 낮은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결국 상품성과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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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4는 기아 브랜드 최초의 전용 플랫폼 기반 세단형 전기차다. 이러한 상징성을 앞세웠음에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강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업계에서 나온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문제점은 실용성이다. 장르 특성상 동급 SUV만큼의 실용성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지만, 소비자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트렁크의 경우 EV4가 패스트백 디자인을 채용한 만큼 스팅어처럼 뒷유리가 함께 열리는 방식을 기대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당 부위는 고정돼 있었고, 패스트백 특유의 짧은 트렁크 리드로 인해 개구부는 협소했다. 아울러 2열 헤드룸도 성인이 제대로 앉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전기차의 특장점 중 하나인 프렁크 또한 EV4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낮은 차체, FF 방식의 파워트레인 레이아웃으로 인해 프렁크를 위한 공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V3는 비교적 차체가 높은 SUV 형태이기에 프렁크를 남겨둘 수 있었다. 이러한 불편에도 가격은 EV3보다 비싸게 시작해 만족도가 더욱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외장 디자인 또한 약간의 걸림돌이 됐다. EV3와 EV4 모두 콘셉트가 시절의 디자인을 양산 모델에 최대한 녹여냈으나 외장 디자인에 대한 반응은 다소 엇갈렸기 때문이다. EV3는 균형 잡힌 완성도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았으나 EV4는 어색한 후면부 디자인이 발목을 잡았다. 한편, EV4의 가격은 에어 트림 기준 4,462만 원에서 시작하며,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는 서울시 기준 3,839만 원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