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추천제 발표 후 폭발
진지한 추천부터 풍자까지
일주일간 접수 기간 진행

“이국종 교수님 보건복지부 추천합니다”, “이준석 여가부 장관으로 어떻게든 자리잡게 하면 진짜 돌아가는 상황이 웃기겠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추천제를 발표한 지 몇 시간 만에 온라인 공간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10일 오후 대통령실이 장차관급 인사를 국민이 직접 추천받겠다고 발표하자, 누리꾼들은 진지한 제안부터 아이러니한 농담까지 쏟아내며 전례 없는 참여 열기를 보이고 있다.

파격 발표에 온라인 들썩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엽니다’라는 제목으로 국민추천제를 공식 발표했다. 장차관을 포함해 공공기관장 등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주요 공직 후보자를 국민으로부터 직접 추천받겠다는 내용이다.

추천 방법은 인사혁신처 국민추천제 홈페이지나 이 대통령의 공식 SNS 계정, 전자우편 등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추천 접수는 10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 대통령은 “참다운 민주주의는 국민이 주인이 되어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이끌어가는 데서 출발한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이 진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일꾼을 골라달라”고 참여를 요청했다.

발표와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각종 추천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진지한 제안부터 풍자가 섞인 추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국종부터 이준석까지, 뜨거운 추천 릴레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추천은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다. 한 누리꾼이 올린 “이국종 교수님 보건복지부 추천합니다. 응급의료체계 진짜 바꿔야 합니다. 돈없는 서민들만 피해봅니다”라는 글은 하루 만에 7300여 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공감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는 영화감독 봉준호와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언급됐고, 방송통신위원장에는 방송인 김어준이 추천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화제는 풍자가 섞인 추천들이다. 과거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운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글이 대표적이다.

한 누리꾼의 “이준석 여가부 장관으로 어떻게든 자리잡게 하면 진짜 돌아가는 상황이 웃기겠네”라는 댓글은 71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난 진짜 농담이 아니라 이준석 여가부장관은 역대급 아이디어인 것 같다”며 진지하게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해와 우려도 함께 제기

국민추천제의 본래 취지를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 제도는 단순히 유명인을 추천하는 게 아니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굴할 가치가 있는 숨은 인재를 찾기 위한 것”이라며 “전문 분야, 추천 사유, 경력, 연락처, 신상정보 등 모든 항목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천 기간이 일주일로 너무 짧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그냥 형식적인 이벤트로 끝날까봐 걱정된다”며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접수된 인사 추천안은 데이터베이스화를 거친 뒤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 검증 및 공개검증 절차를 밟는다. 이런 과정 끝에 적임자로 결정되면 정식 임명 절차로 넘어간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국민주권정부의 국정철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인사 추천 제도인 ‘진짜 일꾼찾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추천시스템으로 국민을 섬기는 진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국민주권정부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국민추천제는 인사 절차의 변화를 넘어, 국민이 국가 운영의 주체가 되어 주도권을 행사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이 파격적인 실험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