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국에 엔진을..” GM, 무려 1조 원 들여 만든다는 이것, 뭐길래?
||2025.06.11
||2025.06.11
자동차 업계는 지난 몇 년간 ‘전동화’를 키워드로 급진적인 변화를 보여 왔다. 불과 2023년까지만 해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주류가 순식간에 넘어갈 듯한 분위기였고 전동화에 동참하지 못한 완성차 제조사는 패배자로 여겨지기도 했다. 저마다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기 바빴으며, 고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은 점차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그러나 급진적인 전동화에 따른 부작용이 곳곳에서 속출하자 내연기관의 명줄이 다시 연장되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의 경우 트럼프 정부 재집권 후 전동화 의무화 정책을 사실상 폐지했다. 이에 그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져 주목받는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신규 내연기관을, 그것도 V8 엔진을 새롭게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근 GM은 뉴욕 토너완다(Tonawanda) 소재 공장에 SUV 및 대형 픽업트럭에 탑재할 차세대 V8 엔진 생산을 위해 8억 8,8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로 약 1조 2천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 규모는 GM 창립 이래로 단일 엔진 양산에 기준 최대 수준이라고 한다.
앞서 GM은 지난 2023년 1월에도 같은 차세대 V8 엔진 양산 준비를 위해 미시간 플린트(Flint) 엔진 공장에 5억 달러(약 6,800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총 1조 8,800억 원 수준의 투자를 받은 해당 V8 엔진은 6세대로 기존보다 향상된 연소/열 관리 시스템에 따른 배출가스 저감 효과, 연료 효율성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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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회장이자 CEO인 메리 바라(Mary Barra)는 “87년의 역사를 가진 GM 버펄로 공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SUV, 트럭 전용 고성능 엔진 생산 거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토너완다 공장 투자는 미국 내 제조업 강화, 일자리 창출에 대한 GM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로 토너완다 공장은 새로운 생산 설비 도입, 일부 시설에 대한 리노베이션이 이뤄질 예정이다. 해타라 와식(Tara Wasik) 토너완다 공장장은 “이번 투자를 통해 서부 뉴욕 지역 사회와 성장하며 고객께 최상의 파워트레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미자동차노조(UAW) 774 지부 소속인 토너완다 공장은 앞으로 몇 년간 차세대 V8 엔진 생산은 물론 기존 5세대 V8 엔진의 생산도 병행할 예정이다.
한편, GM은 전동화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전기차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쉐보레, 캐딜락, GMC 등 산하 브랜드에 전용 라인업을 구축해 업계 최다 수준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주력 시장인 SUV, 픽업트럭 중심의 내연기관 병행 전략을 유지해 예상 밖의 급격한 변화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 중이다.
GM뿐만 아니라 현대차도 뜻밖의 행보를 보여 주목받는다. 현대차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올해 9월 이후 생산될 디젤 차량에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기 위한 차량 개발을 추진 중이다. 향후 출시할 아반떼, 투싼 풀체인지 모델에 신형 디젤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동화 전환 추세가 지연되는 분위기에서 유연한 대응을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