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올인 한다더니..”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탑재하겠다는 폭스바겐
||2025.06.10
||2025.06.10
폭스바겐이 전기차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내연기관을 완전히 버리지 않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최근 공개된 SSP(Scalable Systems Platform)는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로 알려졌지만, 내연기관을 보조 동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설계가 반영되었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병행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이 아닌, 내연기관을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닛산의 e-POWER 시스템이나 과거 BMW i3가 채택한 구조와 유사하다.
폭스바겐 그룹이 준비 중인 SSP 플랫폼은 장기적으로 그룹 산하 전 차종의 기반이 될 전기차 플랫폼이다. 원래라면 이미 양산이 시작되어야 했을 이 플랫폼은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인 카리아드의 문제로 수년간 지연 되었다.
하지만 최근 폭스바겐은 SSP에 대한 주요 사양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구현 단계에 돌입했다. 가장 큰 특징은 이 플랫폼이 전기차 전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연기관 발전기를 탑재한 ‘레인지 인스텐더’방식의 구성도 가능하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실제로 폭스바겐은 자회사인 스카우트 브랜드를 통해 자연 흡기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사용하는 픽업과 SUV를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SAIC와 함께 개발한 ID. Era 콘셉트를 통해 가솔린 발전기를 탑재한 3열 SUV도 공개한 바 있다. SSP는 해치백부터 대형 SUV까지 총 여덟 가지 파생 모델을 수용할 수 있는 확장성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초기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 먼저 공개되고, 이후 유럽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은 SSP를 통해 기존의 모든 전기차 플랫폼을 통합하고, 제품군을 단일 아키텍처로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장에서 레인지 익스텐더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폭스바겐 CEO는 유럽 시장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한다. 레인지 익스텐더는 개발 비용이 많이 들고 설계가 복잡하지만, 최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충분한 전기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이에 폭스바겐은 두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강조하며, 내연기관 골프(Mk8)를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계속 생산하며, 전기차 전용 골프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별도로 생산할 예정이다.
전기 골프는 SSP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되며 2030년대 중반까지 기존 골프와 병행 판매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폭스바겐은 기술과 시장의 현실 사이에서 다층적 전략을 택하고 있다. SSP는 전기차 시대를 위한 차세대 플랫폼이지만, 내연기관의 흔적은 완전히 지우지 않았다. 변화와 전통이 맞물리는 이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드러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