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됐는데 ’14억’.. 슈퍼카 뺨친다는 혼다 스포츠카, 정체가 뭐길래?
||2025.06.10
||2025.06.10
클래식카 시장에서 혼다 NSX의 위상이 대단하다. NSR는 ‘혼다 슈퍼카’ 라고 할 정도로 발군의 성능을 자랑하는 것은 유명하지만, 갑자기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정담은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경매에서 2003년형 NSX-R이 934,375유로(한화 약 14억 5천만 원)에 낙찰된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였다. 환율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06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NSX는 일상에서 탈 수 있는 슈퍼카 콘셉트로 등장했지만, R 버전은 그 철학을 넘어선 존재다. 단종 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오히려 시장에서의 가치는 극적으로 치솟고 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 이후의 NSX-R는 희소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모델로, 본 경매 낙찰가는 향후 일본 클래식카 시세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NSX-R은 이미 당대 슈퍼카 성능을 표방하는 NSX의 경량 퓨어스포츠 계열에 속한다. 이 중 페이스리프트 NSX-R의 총생산 대수는 140대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차량은 클래식카 시장에서도 공개 경매에 나온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희귀하다. 채 140대도 생산하지 않은 차량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물론 이 차 자체가 감성이 넘치고 성능이 뛰어나기에 희소성이 생긴 것도 맞다.
이 차량은 혼다의 대표 상징색인 챔피언십 화이트로 마감되었으며, BBS 경량 휠과 레드 인테리어 트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주행거리는 고작 16,000km로, 외관과 실내 모두 신차에 가까운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 출력 280마력, 최대 토크 31kgf·m를 발휘하는 3,200cc급 V6 자연 흡기 엔진으로, 고회전 영역에서의 응답성과 경쾌한 핸들링 감각은 지금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번 경매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해당 차량은 경매 플랫폼 사이트 기준으로 페이스리프트 NSX-R 모델 중 최초로 공개 경매에 등장한 사례이며,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보다도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참고로 지난 2023년, 같은 경매사에서 낙찰된 1995년형 NSX-R는 632,000달러(한화 약 8억 7,000만 원)에 그쳤다.
함께 본 기사: "제네시스 큰일 났다".. GV70 반값도 안 하는 고급 SUV 등장했다
흥미롭게도 이보다 더 비싼 NSX 거래 사례는 존재한다. 신형 NSX의 첫 번째 양산차와 2022 NSX 타입 S의 1호차는 자선 경매에서 각각 110만 달러(한화 약 15억)에 낙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특수 목적 거래였던 반면, 이번 NSX-R은 순정에 가까운 컨디션, 극소량 생산, 일본 내수 사양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서, 퓨어 클래식으로서의 가치 측면에서 더 큰 상징성을 지닌다.
친환경 시대에 나오기 힘든 차
혼다 NSX-R는 더 이상 JDM 모델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 세계 클래식카 컬렉터와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자산이자, 일본 자동차 산업이 만들어낸 정교한 결과물로서 명확한 위상을 확보했다. 본 차량의 낙찰가격이 뜻하는 바는, 아날로그 스포츠카의 정점이 어디까지 재평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정표다.
한편, 혼다 NSX-R처럼 당시 기술로 극한의 경량화와 정밀한 밸런스를 구현했던 모델은 더 이상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점이야말로 전 세계 애호가들이 NSX-R를 소장 대상으로 보는 이유다. 단종 이후 20년, 이제 NSX-R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세계적 슈퍼카인 맥라렌의 개발 계기가 될 정도의 역사적인 차가 또 등장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