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다 생각이 있었구나” .. 맞춤형 전기차의 등장, 아픈 손가락 탈출하나?
||2025.06.10
||2025.06.10
중국 내수에서 밀려난 현대자동차가 전세를 뒤집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꺼내들었다.
2017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반토막 난 실적을 감당해온 현대차가, 이번엔 ‘중국 맞춤형 전기차’라는 카드를 들고 돌아왔다.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는 그 첫 포문을 열었다. 중국은 더 이상 현대차에게 ‘아픈 손가락’이 아닌,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전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4월까지 중국에서 총 13만8천여 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 중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7% 늘어난 7만5천여 대로, 전체 성장의 중심축이었다.
특히 현대차는 아반떼와 쏘나타 택시 모델을, 기아는 페가스와 쏘넷 등 소형 세단과 SUV 모델을 앞세워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기아는 같은 기간 수출량이 53.6% 늘어난 5만4천 대에 달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장의 가동률도 상승했고, 이는 곧 재무적 회복으로 이어졌다.
베이징현대는 올 1분기 423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폭을 1천억 원 이상 줄였다. 위에다기아는 522억 원의 흑자를 달성하며 2분기 연속 순이익을 이어갔다.
내수 시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수 판매는 각각 33.1%, 11.7% 줄며 전체 내수 판매는 26% 감소했다. 반면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내수 점유율을 68.7%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가 내놓은 해법은 ‘현지화’다. 베이징현대가 개발 단계부터 참여한 전기 SUV ‘일렉시오’는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전용 모델이다.
숫자 ‘8’을 램프 디자인에 적용하고 중국산 BYD 배터리를 탑재해 철저하게 현지 취향을 반영했다. 1회 충전으로 70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을 높인다.
현대차는 이 일렉시오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6종의 중국 맞춤형 신에너지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오익균 부사장은 “중국은 현대차에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조직부터 다시 정비했다. 기존의 중국사업담당을 올해 초 ‘중국권역본부’로 격상시키고, 오익균 부사장을 중심으로 베이징현대와 지주사인 HMGC를 총괄하게 했다.
이 본부는 본사 사장실 직속으로 운영되며, 기존의 미주·유럽·인도 등 권역별 전략과는 별도로 움직인다.
지난해 말 단행한 7,8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가운데 절반인 3,893억 원이 1분기에 투입됐고, 앞으로 총 1조5,600억 원을 베이징현대와 베이징자동차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는 단기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실적이 정체 상태인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중국뿐 아니라 중동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기아는 브랜드 최초의 픽업트럭 ‘타스만’을 오세아니아에 출시하고,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도요타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켜내며 ‘일본차 텃밭’ 공략에 성공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6만7천여 대로 소폭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16.5%로 도요타보다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구 정의선 회장은 최근 상하이 모터쇼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줬다.
현대차그룹은 이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드 사태 이후 무너진 중국 사업을 전기차 전략과 조직 재편, 그리고 신흥시장 확대를 통해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일렉시오’의 성패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