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따로 만들 필요 없잖아?”…토요타와 렉서스, 전기차

토요타의 새로운 전략
전기차·가솔린 모델 통합
EV 전용 시대 종말할까

토요타와 렉서스가 전기차 전용 모델 운영을 사실상 중단하고, 하나의 차량 플랫폼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노선을 바꾼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각각 따로 개발하던 기존 방식이 모델 간 중복과 수요 대응의 어려움을 초래하면서, 토요타는 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에 나선 셈이다.

이번 전략 변화는 제품 구조 개편이 아니라, 브랜드 전체의 방향성을 다시 설계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V와 내연기관
분리 전략 끝날

현재 토요타는 비슷한 크기의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을 별도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bZ4X는 전기 전용 SUV이며, 같은 중형급 하이브리드 SUV인 RAV4는 플랫폼과 차체가 전혀 다르다. 이와 유사하게 소형 SUV인 C-HR+와 코롤라 크로스, 렉서스의 전기 SUV RZ와 대형 RX도 실내외 구성부터 파워트레인 구성까지 전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이 같은 분리 전략은 결과적으로 전시장에서는 소비자 혼선을 유발하고, 글로벌 시장의 수요 변동에 빠르게 대응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로 이어진다. 파워트레인별로 차체와 플랫폼이 달라 생산과 재고 관리 측면에서도 비효율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토요타 유럽 마케팅·기획 총괄자는 “현재의 모델 구성은 너무 복잡하고 소비자에게 혼란을 준다”며, “이제는 하나의 차체 안에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HEV·PHEV·EV 모두에 대응 가능한 통합형 플랫폼 확보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렉서스 ES에 첫 적용
유연한 조합 필요해

이번 전략의 첫 번째 적용 사례는 8세대 렉서스 ES다. 해당 모델은 기존과 달리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을 모두 함께 출시한다. 하이브리드는 2.0리터 기반 148kW ES300h, 2.5리터 기반 182kW ES 350h로 구성되며, 전기차는 165kW 출력의 ES 350e와 252kW 사륜구동 버전인 ES 500e가 제공된다. 이 차량은 RAV4나 캠리, 렉서스 NX와 동일한 TNGA-K 플랫폼 기반으로 제작되며, 향후 플랫폼 통합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토요타 모델이 이 전략을 따르지는 않는다. 토요타 유럽의 마케팅·기획 책임자는 “단순화를 위한 단순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GR 모델과 랜드크루저는 기존 노선을 유지한다고 선을 그었다. GR 브랜드는 판매량보다 브랜드 이미지와 기술 상징성을 우선하는 전략 자산이며, 랜드크루저는 오프로드와 내구성에 특화된 고유 플랫폼의 지속 유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변화는 파워트레인 중심의 전략 전환이자, 글로벌 전동화 흐름에 대한 토요타식 해석을 담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명확한 구분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조합이 해법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셈이다. 토요타의 이 결정은 기술이 아닌 ‘전략’에서 전기차 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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