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 단 5분이면 충분합니다” .. 전기차 시장의 판도 흔드는 ‘신기술’이 등장했다
||2025.06.09
||2025.06.09
“충전 시간 단 5분” 말도 안 되는 듯한 이 한마디가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중국의 전기차 기업 BYD다. 이 회사는 이미 자국 내에서 수천 개의 메가와트급 충전기를 운영 중이며, 유럽 시장에도 이 기술을 들여오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충전 시간의 한계를 깨부수며 글로벌 시장 공세를 본격화한 것이다.
올해 1~4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대비 40.2% 증가한 308.5GWh에 달했다. 수요는 커졌지만, 한국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은 되려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31.4GWh와 13.4GWh를 기록하며 3위와 4위를 유지했지만, 삼성SDI는 10.3GWh로 전년 대비 11.2%나 줄며 7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K-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BYD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향후 12개월 내 유럽 전역에 초고속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충전기는 자사의 대표 모델인 ‘한 L’과 ‘탕 L’에 맞춰 설계됐으며, 5분 만에 수백 킬로미터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럽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BYD는 중국 내 4,000개 이상 메가와트 충전소를 계획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운영 중이다.
유럽에서도 자사 전시장과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충전 인프라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충전 인프라까지 장악하려는 시도다.
중국의 압도적 기술력에 유럽도 반격에 나섰다.
BMW, 현대차, 포드 등이 공동 투자한 충전 기업 아이오니티는 올해 말까지 최대 600kW 출력을 지원하는 메가와트급 초고속 충전소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 한 대를 8분 만에 300km 주행 가능하게 만드는 속도다.
다만 아직 유럽에는 이를 완전히 지원할 수 있는 차량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럼에도 인프라 확보 경쟁은 이미 시작됐으며, 유럽 내 1만 1000개 충전소를 하나의 앱으로 연결하는 ‘스파크 얼라이언스’까지 결성되며 전선이 넓어지고 있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미국의 정책 변화는 기회이자 위협”이라며 “한국 배터리 기업은 미국 내 합작공장 설립과 생산라인 확대 등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럽의 탄소중립 정책과 중국의 가격 경쟁력, 기술 공세를 감안해 글로벌 전략 다변화와 현지 맞춤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점유율 하락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지금, K-배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기술 혁신 없이는 따라잡을 수 없고, 현지화 전략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
‘5분 충전 시대’가 몰려오는 지금, K-배터리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