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아입니까?” … 성능·디자인·가격, 올해의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 UP
||2025.06.07
||2025.06.07
국내 대표 전기차 전시회 ‘EV 트렌드 코리아 2025’가 선정한 ‘올해의 전기차’는 다름 아닌 기아 EV4였다. 그러나 이 화려한 타이틀 뒤엔 시장의 미지근한 반응이라는 의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EV4는 뛰어난 주행거리와 실속 있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출시 직후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EV4는 533km의 주행거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 실내 공간, 성능과 안전성, 그리고 가격까지 두루 갖춘 ‘가성비 전기차’로 평가받았다. EV 트렌드 코리아는 이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EV4를 ‘대한민국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전기차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기술·정책의 하이브리드 장으로, EV4 외에도 현대 아이오닉9, 폴스타4, 볼보 EX30 등 다양한 수상작이 등장했다.
심사위원들은 특히 EV4의 설계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실제 성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EV4는 기아가 EV6, EV9, EV3에 이어 선보인 네 번째 전용 전기차로, 최초의 전동화 세단이다. 최신 플랫폼 E-GMP와 4세대 배터리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기아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그러나 수상의 기쁨도 잠시, 실제 시장 반응은 다소 냉담했다. 출시 첫 달 EV4의 국내 판매량은 831대로, 같은 시기 출시됐던 EV6(1,910대), EV9(1,334대), EV3(1,975대)보다 한참 뒤처진 수치였다.
업계에서는 기아의 EV 라인업 확장에 있어 EV4가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출발선에서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기아는 이와 관련해 “일부 트림의 고객 인도 지연과 무공해차 등록 지연 등 외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해명했다.
또한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이 조기 소진되면서, 구매를 미룬 수요도 적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하반기 보조금 예산이 재편성된 이후 다시 시장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구매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EV4는 롱레인지 모델 기준 81.4kWh 배터리를 탑재해 533km의 주행 가능거리를 확보했고, 스탠다드 모델도 382km를 달린다. 에코모드 주행 시 전비는 7.2㎞/kWh로 측정됐다.
실내 구성 역시 경쟁력이 있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가 결합된 파노라믹 와이드 스크린, 회전형 암레스트, 고속 충전 포트 등 실용성을 강조한 편의 기능들이 탑재됐다. 차량 내 스트리밍 서비스 지원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 기준 구매자 평점은 평균 9.5점. 주행성능과 품질, 디자인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트렁크 입구의 협소함, 2열 헤드룸의 답답함 등 일부 공간 설계에 대한 아쉬움도 존재했다.
기아는 “상반기 조기 소진된 보조금이 하반기 새롭게 편성되면, EV4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반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화려한 타이틀과 조용한 출발,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안고 있는 기아 EV4. 그럼에도 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조건이 맞춰졌을 때, 시장이 EV4의 가치를 얼마나 빠르게 인정해 줄 수 있느냐다.
‘올해의 전기차’라는 수식어가, 진정한 판매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올 하반기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