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기자)기아의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이 예상 밖의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한 상용차의 한계를 넘어, SUV로의 변신 가능성이 제기되며 오프로드 마니아들과 SUV 수요층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5년 6월 7일 기준,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Carscoops)는 “타스만 기반의 SUV가 토요타 프라도(Toyota Prado)와 포드 에베레스트(Ford Everest)와 경쟁할 수 있는 신차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는 기아 호주 법인 내 엔지니어링 및 마케팅 관계자들의 발언을 바탕으로 한 보도로, SUV 모델이 공식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3년 후에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나온 상황이다.

타스만의 섀시 개발을 주도한 기아 호주의 섀시 조율 책임자 그레이엄 갬볼드(Graeme Gambold)는 Carsales와의 인터뷰에서 “3년쯤 지나면 타스만 기반 SUV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마케팅 총괄 딘 노르비아토(Dean Norbiato)는 “우선 타스만 자체의 성공이 먼저다. 그것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SUV 프로젝트가 공식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기아 내부에서 향후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호주와 뉴질랜드, 중동 등 SUV 수요가 높은 시장에서는 프레임 SUV의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타스만 기반 SUV는 이 틈새를 노릴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디자인 상상, 렌더링으로 현실화되다

해외 디자이너들의 디지털 렌더링은 타스만의 SUV화 가능성에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테오필루스 친(Theophilus Chin)과 니키타 추이코(Nikita Chuicko)는 타스만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SUV 이미지를 구현해냈으며, 각기 다른 스타일로 오프로드용 대형 SUV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Chin의 디자인은 랜드크루저 비율을 바탕으로 강렬한 리어 펜더 라인과 매끄럽게 통합된 도어 핸들, 현대적인 LED 테일램프가 조화를 이루며, 기아의 최신 SUV 디자인 언어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반면 Chuicko는 견고한 플라스틱 클래딩과 루프레일, 바디컬러 펜더 등으로 보다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두 디자인 모두 높은 지상고, 튼튼한 타이어, 짧아진 휠베이스 등 오프로드 성능을 고려한 요소들이 다수 반영돼 있다.

기아 넥스트 디자인 총괄 존 버킹엄(John Buckingham)도 타스만 디자인에 대해 “엄청난 시각적 잠재력”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현재로서는 SUV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어디로 갈 수 있을지 두고 보자”며 향후 개발 가능성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SUV 시장을 노리는 기아의 전략적 공백 채우기

기아는 현재 대형 SUV 라인업에서 EV9보다 한 단계 낮은 포지션에 공백이 존재하며, 타스만 SUV가 이 영역을 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 모노코크 구조의 쏘렌토와는 달리, 타스만은 프레임바디를 기반으로 설계돼 오프로드 SUV에 더 적합하다. 2.2리터 디젤 엔진(최대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440Nm), 8단 자동 변속기, 후륜 또는 사륜구동 옵션 등은 이미 준대형 SUV로서 손색없는 스펙이다.

타스만은 농업, 가족, 아웃도어 등 다양한 사용 환경에 맞춘 다목적 플랫폼으로 설계되었으며, 이러한 유연성이 SUV 전환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한다. 갬볼드는 “일부는 트럭으로, 다른 일부는 가족용 SUV로 써야 한다”며, 다양한 활용도를 염두에 둔 설계 철학을 강조한 바 있다.

신규 트림·스파이샷… 타스만은 현재도 진화 중

SUV 전환이 미래의 가능성이라면, 현재 타스만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2025년 7월 호주 시장에 공식 출시될 예정인 타스만은 더블캡 바디 형식으로 선보이며, 엔트리급 'S' 트림부터 최상위 'X-Pro'까지 다양한 등급이 구성돼 있다. 최상위 모델에는 전동 시트, 열선·통풍 시트,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파노라마 선루프 등 고급 사양이 적용될 예정이며, 이는 추후 SUV 전환 시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는 사양이다.

최근 포착된 스파이샷에서는 미공개 신규 트림으로 추정되는 모델이 테스트 중인 모습도 포착됐다. 전면부 그릴 디자인이 다소 다르고, 차고가 높아진 점이 특징으로, 더욱 강화된 오프로드 특화 모델로 보인다. 이는 타스만 플랫폼이 여전히 확장성과 개발 여지가 풍부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타스만 SUV,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아 타스만은 단순한 픽업트럭이 아니라, 향후 SUV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전 세계에서 오프로드 SUV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며, 기아가 이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타스만 기반 모델은 그 중심이 될 수 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언급되는 전망과 디자이너들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시각적 구현,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타스만 트림 확장 등은 하나의 방향성을 암시하고 있다. 타스만 SUV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이제는 현실로 다가올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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