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더니 ‘뒤통수’…”3년간 이런 짓을” 두 눈 뜨고 당한 기아 ‘충격’
||2025.06.07
||2025.06.07
기아자동차 인도 공장 안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무려 3년 동안 엔진 1000대 넘게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이는 물건 몇 개가 없어졌다고 넘길 수준이 아니다. 회사 내부 간부들이 계획적으로 벌인 조직 범죄였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3월이었다. 기아 인도 공장이 재고 점검을 하던 중 현대차에서 받은 엔진들이 없어진 사실을 발견했다.
회사는 즉시 자체 조사에 착수했고,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하자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전직 팀장과 출하 담당 부서장이 배송 서류인 ‘송장’을 조작해 엔진을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서류를 가짜로 만들어 마치 정상적으로 출하되는 것처럼 속였다. 훔친 엔진은 수도 뉴델리 등 전국 각지로 팔려나갔고, 피해 규모는 30억 원을 훨씬 넘는다.
하지만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기아 인도 법인은 올해만 벌써 세 번째 큰 사건에 휘말렸다. 법인이란 회사가 외국에 세운 현지 사업체를 말한다.
지난 2월에는 인도 세무 당국이 기아를 조사했다. 수입 부품에 매기는 세금인 ‘관세’를 적게 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세무 당국은 기아가 최대 약 3억 1,000만 달러(약 4조 원대)를 추가로 내야 한다고 봤다. 기아는 서류상 착오라며 반박하고 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에는 배출가스 문제로도 곤욕을 치렀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이 환경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373억 루피(약 600억 원) 가까운 벌금을 물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현대차, 마힌드라 등)과 합쳐 총 벌금은 약 7,300억 루피(약 1조 1,700억 원)를 넘겼다. 이는 우리나라 중소도시 1년 예산에 맞먹는 거대한 액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신뢰의 추락이다. 글로벌 기업에게 해외 사업체 관리는 생명줄과 같다.
특히 인도는 기아에게 중요한 생산 기지이자 수출 거점이다. 내부에서 벌어진 이런 사건들은 실수라고 보기엔 그 영향이 너무 크다.
기아는 내부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한 번 깨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더욱이 연이은 사건들이 모두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제 기아에게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일회성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스템 전체를 재점검하고 윤리 기준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이 바로 진짜 변화를 시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