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국산 치료제 개발 가속화
||2025.06.07
||2025.06.07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통풍치료제 신약개발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하면서 새로운 치료 옵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치료제들은 너무 오래됐거나 부작용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SK케미칼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SID2406’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한 이번 연구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3개군, 평행군, 용량 반응, 다기관 임상으로 진행된다.
SID2406는 SK케미칼 제약사업 부문이 갖고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회사가 국내서 독점 판매 중인 통풍치료제 ‘페브릭(성분명 페북소스타트)’을 대체할 차세대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페브릭은 일본 테이진이 개발한 약물로 출시 당시 요산합성 억제제 분야에서 그전까지 유일했던 ‘알로푸리놀’ 이후 40년만에 등장한 신약이었다.
SK케미칼은 지난 2009년 데이진과 국내 독점 판매권을 계약해 80㎎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40㎎을 국내 도입했다. 80㎎ 제제가 국내 출시된 시점은 2011년이다.
국내 통풍치료제 시장은 1차 치료제인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로 나뉘는데 페북소스타트 성분의 통풍치료제 중 페브릭은 14년째 통풍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23년 페북소스타트 제제 전체 유통실적 222억원 중 SK케미칼 페브릭이 148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ID2406은 고활성 잔틴 산화효소 억제제(XOI)로 잔틴을 요산으로 전환시키는 효소인 잔틴산화효소를 억제해 통풍의 발생과 관계가 있는 요산 농도의 증가를 억제한다. 특히 기존 알로푸리놀 제제에 비해 잔틴 산화효소에 대한 친화력 및 선택성이 우수해 안전성과 효과 모두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은 한국을 비롯해 대만,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 통풍치료제 ‘URC102(성분명 에파미뉴라드)’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URC102 주성분인 에파미뉴라드는 URAT1(Uric Acid Transporter-1)을 억제하는 기전의 요산 배설 촉진제다. 에파뉴라드는 기존 통풍 치료제인 페북소스타트의 부작용 중 하나인 ‘심혈관’ 문제를 해결할 약물로 각광받고 있는 물질이다.
2021년 종료된 URC102 국내 임상 2b상에서는 1차와 2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으며 높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됐다. 회사는 올해 말 임상을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최근 박인규 의과대학 교수팀이 선종근 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형근 박사 연구팀과 함께 통풍성 관절염의 근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는 나노효소 기반 치료기술을 공동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치료제가 통증만 일시적으로 줄여주던 한계를 뛰어넘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험 결과,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대식세포)의 기능까지 조절해 염증 자체를 뿌리부터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통풍을 유도한 실험쥐에서도 관절 부기와 염증, 산화 스트레스가 크게 감소했으며 영상 장비로 약물이 염증 부위에 정확히 도달한 것도 확인했다.
국내 기업들이 통풍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최근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있기 때문이다. 2012년 26만명에 불과했던 통풍환자는 2016년 37만명에서 2020년 46만명으로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49만명으로 10년새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전 세계 통풍 치료제 시장이 2023년 45억 달러(약 6조원)에서 연평균 13.2%씩 성장해 2030년에는 108억달러(약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현장에서 처방되는 통풍치료제들이 10여년이 넘었다는 점과 부작용 문제들이 많다는 점에서 신약이 필요한 시기”라며 “국내 기업들이 국산 신약을 개발한다면 통풍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의미있는 치료옵션이 생길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