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주고 샀는데 이게 뭐야”, “완전히 망했네”…사이버트럭 차주들, 대체 무슨일?
||2025.06.06
||2025.06.06
“1년 전만 해도 이게 금덩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사이버트럭을 손에 넣은 일부 차주들이 믿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가치가 올라갈 자산”이라 강조했던 이 전기 픽업트럭의 중고차 가격이 출시 1년도 채 안 돼 30% 이상 곤두박질쳤다.
중고차 플랫폼 카구루스(CARG)와 오너들의 실제 사례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감가율은 최대 45%에 달한다. 한때 대기 명단에 수백만 명이 몰리며 희소성과 기대감을 자극했던 차량이지만, 지금은 신규 주문 시 단 1주일 만에 인도받을 수 있는 처지다.
사이버트럭은 출시 당시 ‘한정판’, ‘미래형 디자인’, ‘머스크의 야심작’이라는 타이틀로 투자자와 마니아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자산처럼 여겨졌다. 심지어 머스크는 2019년 직접 “이 차량은 시간이 지나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AWD 2024년형 모델을 10만달러(한화 약 1억3700만원)에 구매한 한 소유주는 약 2만 마일을 주행한 후 테슬라로부터 6만3100달러(한화 약 8700만원)의 매입 제안을 받았다. 이는 약 37%의 감가율이다.
또한 지난해 9월에 12만7000달러(한화 약 1억7400만원)에 구입했던 사이버비스트 모델의 경우, 현재 평가가는 7만8200달러(한화 약 1억700만원)로, 불과 8개월 만에 38% 하락했다.
심지어 테슬라가 직접 매입하는 경우에도 개인 간 거래보다 가격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슬라 오너 포럼에 따르면, 2024년형 AWD 파운데이션 시리즈에 대해 6만5400달러(한화 약 9000만원)의 매입가를 받았다는 사례가 올라왔다.
사이버트럭의 하락세에는 외부 요인도 작용했다. 우선 차량 자체의 품질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가속 페달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거나, 내장재 마감이 조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치적 논란도 부담 요인이다.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력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등을 돌렸다. 이러한 이미지 손상은 고가 전기차 소비층의 신뢰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중고차 시장에서는 테슬라 차량의 수요가 줄었고, 테슬라가 처음 도입한 ‘초기 리셀 금지’ 정책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초기에는 차량을 손에 넣기 위해 몇 달씩 대기해야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재고가 넘친다. 미국 내 일부 테슬라 매장에서는 “일주일 안에 새 사이버트럭을 받을 수 있다”는 문구까지 내걸었다.
처음엔 일부 구매자들이 차익을 노리고 고가에 리셀(되팔이)을 시도했지만, 그 전략은 채 반년도 가지 못했다. 여기에 빠른 감가상각, 수요 감소, 브랜드 이미지 훼손까지 겹치며 사이버트럭은 기대주에서 단숨에 부담 덩어리로 전락했다.
특히 트라이 모터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출시 당시 약 12만 달러(한화 약 1억6500만원)의 고가였지만, 지금은 그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판매량도 하락했다. 2023년 미국 전기 픽업 시장 1위였던 사이버트럭은, 2024년 1분기에는 포드 F-150 라이트닝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심지어 수천 대의 미판매 차량이 테슬라 내부 재고로 남아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일부 공장의 생산을 중단할 가능성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