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만원부터 시작” 일본에서 유행 중이라는 ‘1인용 전기차’ 정체
||2025.06.06
||2025.06.06
운전자만 탑승한 자동차가 도로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상당하다. 같은 넓이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의 10배를 훌쩍 넘긴다. 물론 전동 킥보드, 스쿠터처럼 자동차보다 나은 기동성을 자랑하는 교통수단도 존재하지만 안전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한편 일본에서는 1인용 전기차가 예상 외의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받는다. 그 주인공은 히로시마 외각의 스타트업 ‘KG모터스’가 출시한 1인승 전기차 ‘미봇(Mibot)’이다. 특히 일본 시골 지역의 주부, 고령 운전자 사이에서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미봇의 크기 제원은 전장 2.5m, 전폭 1m, 전고 1.5m로 평범한 오토바이보다 조금 큰 정도다. 덕분에 협소한 골목길과 주차 환경에서도 무리 없이 움직일 수 있다고. 일본 가정용 콘센트로 5시간 만에 완충해 약 100km 정도를 항속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60km/h로 단거리 이동에 충분한 수준이다.
그간 1~2인승 초소형 전기차는 주로 도심 출퇴근 수요를 겨냥해 만들어졌지만, 미봇은 다르다. KG모터스 CEO ‘아이다 히로시’는 일본 교외 마을 출신으로 유년기부터 열악한 교통 환경을 겪어온 인물이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하고 고령화 문제가 두드러지는 시골에 최적화한 개인 교통수단을 고려했고 그 결과물이 미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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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봇의 작은 몸집보다도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출고가 기준 100만 엔(약 950만 원)대의 시작 가격을 보여주는데, 이는 닛산 경형 전기차 ‘사쿠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완성도는 절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이다 히로시 CEO는 “직접 타보고 부딪혀봐야 진짜 차를 만들 수 있다”며 테스트 주행 과정을 유튜브 채널에 꾸준히 공개하는 방법으로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한편, 미봇은 이미 승용차를 보유 중인 소비자들에게도 유용한 세컨카가 될 수 있다. 도로 환경이 협소한 시골의 경우 평범한 크기의 세단조차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보다 경제적이고 기동성 좋은 개인 이동 수단이 생겼으니 각광받을 만하다. 실제로 예약 고객의 95%는 이미 자가용 차량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G모터스는 미봇의 전체 생산 목표를 3,300대로 정했다. 이 가운데 과반수가 이미 사전 계약으로 실적을 채운 상태라고. 오는 10월부터 히로시마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고객 인도는 내년 3월 히로시마, 도쿄에서 초도 물량 300대를 시작으로 나머지 3천여 대가 전국에 순차 배송된다.
미봇의 사전 계약 열풍은 단순한 상업적 성공을 넘어 니치마켓을 적절히 공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열악한 교통 인프라와 고령화가 겹친 시골의 교통 취약 계층에 적절한 선택지를 제공해 사회적으로도 공헌했다는 긍정적인 반응 역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