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100초, 한국은 30분? “테슬라도 못한 걸 해냈다”…전기차 시장 이대로라면
||2025.06.04
||2025.06.04
“기름 넣는 것보다 빠르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던 테슬라도 감히 실현하지 못했던 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스템이 중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단 100초. 커피 한 잔 살 시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배터리를 통째로 갈아 끼울 수 있는 기술이 중국 도심을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충전소 대신 ‘교체소’가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이 또 한 번 혁신의 물꼬를 텄다. CATL은 최근 자사의 신형 교체형 배터리 ‘초코-SEB’를 발표하며, 단 100초 만에 전기차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 기술이 처음 적용된 차량은 창안자동차의 ‘오샨 520’이다. 창안은 지난달 26일, 초코-SEB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 1,000대를 출고하며 본격적인 보급에 나섰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현재까지 1만 5,000대 이상의 예약 주문이 몰렸다.
오샨 520은 중국 CLTC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515km를 주행할 수 있고, 가격은 16만6800위안(한화 약 3200만원)부터 시작한다. 고성능 배터리와 합리적인 가격을 동시에 갖춘 이 모델은 특히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CATL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그치지 않고 배터리 교체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창안 본사가 위치한 충칭 지역에는 34곳의 교환 스테이션이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는 이 수를 5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더불어 각 교체소는 하루 최대 822회 교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2025년까지 중국 31개 도시에 1,000개의 교환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충전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대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도시형 모빌리티 환경에 특히 적합하다.
CATL의 기술은 범용성을 고려해 설계됐다. GAC, 체리, 니오, 상하이차, FAW, 북경자동차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초코-SEB 시스템과의 호환을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브랜드가 하나의 교체형 배터리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충전 인프라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교체형 배터리가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CATL은 단순한 교체형 배터리 기술을 넘어, 차량 간 전력 공유(V2L)와 전력망 연계(V2G) 기능도 이번 기술에 통합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주행 에너지를 넘어서 가정이나 건물, 심지어 다른 차량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전력 저장과 관리 측면에서도 교체형 배터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배터리 기술이 단지 ‘충전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 유통’의 구조까지 바꾸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테슬라조차 포기했던 배터리 교환 시스템이 중국에서 현실이 된 지금, 한국을 비롯한 다른 전기차 시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충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고도화하던 기존 접근과는 전혀 다른 전략으로 이미 현실이 되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