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토요타도 ‘흔들’ “이대로 괜찮을까?”…우려가 현실로
||2025.06.03
||2025.06.03
“설마 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완성차 업계의 ‘숨은 주자’로 여겨졌던 중국차가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떠올랐다.
중국차는 판매량 수직 상승, 유럽 시장 돌파, 가격 경쟁력까지 무기 삼아 전통 강자들의 텃밭을 거침없이 헤집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판도까지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주도권이 눈에 띄게 이동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비야디(BYD)는 올 1분기에만 110만200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62.7%나 성장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글로벌 10위권 밖이던 BYD는, 올해 들어 GM과 포드를 바짝 추격하며 상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BYD만이 아니다. 지리, 체리 등 중국계 브랜드들도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리는 27.2%, 체리는 17%로, 전통 브랜드들이 부진한 사이 공백을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반면 전통의 강자들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본 혼다는 같은 기간 91만1000대를 팔았지만, 전년보다 8.7% 줄었다. 3년 연속 하락세다.
혼다의 부진에는 여러 요인이 겹쳤다. 중국 내 일본차 수요가 줄었고, 전동화 전략이 미흡한 데다, 인증 리스크까지 겹친 탓이다.
현대차그룹도 163만대로 3위를 지켰지만, 판매량은 0.3% 줄어 정체 양상을 보였다. 토요타(241만3000대)와 폭스바겐(204만5000대)의 양강 구도는 유지됐지만, 점유율에서는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차의 진격은 유럽에서도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달 BYD는 유럽에서 7231대를 팔아 테슬라(7165대)를 처음으로 제쳤다.
놀라운 점은, BYD가 유럽연합의 고율 관세(최대 45.3%)를 감수하면서도 이 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현재 BYD는 상계관세를 포함해 27% 수준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다.
성장률은 더욱 눈에 띈다. 전체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28% 성장했지만, BYD는 무려 169%나 늘었다. 2022년 말부터 본격 유럽 진출에 나선 BYD가 불과 2년 만에 현지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도 주요한 무기다. BYD는 지난 21일 보급형 SUV ‘돌핀 서프’를 내놓았는데, 322㎞ 주행 가능한 모델이 2만2990유로(한화 약 3590만원), 507㎞ 주행 가능한 상위 모델도 2만4990유로(한화 약 3900만원)로 책정됐다.
반면 테슬라는 고전 중이다. 4월 유럽 판매량은 전년보다 49% 급감했다. 신차 부재와 더불어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정치적 반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테슬라의 글로벌 인도량은 전년보다 13% 줄었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명백히 변곡점에 다다랐다. 과거 ‘품질’과 ‘브랜드’를 내세우던 완성차 강자들은 이제 ‘속도’와 ‘가격’, ‘전동화 기술’에서 후발주자에게 밀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차의 약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기술력, 생산능력, 현지화 전략까지 갖춘 이들이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전통 강자’란 타이틀이 더 이상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