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한번에 1,200km 달린다?"... 작정하고 만든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역대급 성능

(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전기차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이라는 문제로 일부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하이브리드다. 단순한 과도기적 기술로 평가되던 하이브리드가 이제는 '프리미엄 전동화의 진화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이다. 그 선두에는 제네시스가 있다.

2026년 하반기,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첫 모델은 SUV인 GV80 하이브리드와 G80 세단 하이브리드다. 두 차량 모두 후륜구동 기반 고성능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해 성능과 정숙성, 그리고 긴 주행거리까지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 4월 25일 현대차그룹 2024년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개됐다. 당시 그룹 관계자는 “브랜드 전략과 시장 흐름을 반영해 제네시스 전용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 중이며, 국내 및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첫 출시 모델인 GV80 하이브리드는 2026년 9월, G80 하이브리드는 12월로 일정을 예고했다.

제네시스의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기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적용된 차세대 2.5리터 터보 엔진 기반 시스템이 최적화돼 탑재된다. 하지만 단순한 탑재에 그치지 않고, 고급 세단 및 SUV의 특성에 맞춰 고성능 후륜 플랫폼과 결합, 더 정제된 주행 감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P1, P2로 구성된 듀얼 전기모터다. P1 모터는 시동과 엔진 보조 및 발전 기능을 수행하고, P2 모터는 실제 주행과 회생 제동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 자동 변속기가 맞물려 기존 시스템보다 약 25% 높은 토크(46.9kg.m)를 처리할 수 있어 가속 응답성은 물론, 고속 주행 안정성에서도 향상이 기대된다.

'스테이 모드'와 'V2L' 등 전동화 기술 집약

이번에 공개된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단순히 연비만을 고려한 기존 방식과 달리, 전기차 못지않은 전동화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특히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e-AWD)과 차세대 차량 통합 제어기술(e-VMC 2.0), 정차 시 전력 공급이 가능한 스테이 모드, 외부 전자기기 충전이 가능한 V2L 기술이 탑재된다.

이러한 기술 덕분에 차량 주행 중은 물론, 정차 상태에서도 실내 냉난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고, 최대 3.6kW 수준의 전력을 외부로 공급할 수 있어 캠핑이나 비상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특히 G80 하이브리드는 공기역학적 설계와 경량화 기술이 접목돼, GV80 하이브리드보다 연비 효율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연료탱크 용량이 80리터 수준으로 알려진 가운데, 연비는 약 15.0km/ℓ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주행거리는 무려 1,200km에 달할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출시된 동급 럭셔리 하이브리드 세단 중 가장 긴 주행 가능 거리로, 연비 효율성과 실용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결과로 평가받는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가 본격 출시되면, 경쟁 대상은 명확하다. 바로 BMW 5시리즈 PHEV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하이브리드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PHEV나 디젤 기반 하이브리드 대신, 가솔린 기반 직렬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면서 더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정숙성과 응답성, 내구성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특히 전기차 수준의 편의 사양과 다양한 전동화 기술을 융합한 이번 시스템은, 내연기관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도 전기차의 장점은 최대화한 ‘하이브리드의 정점’이라 불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