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플시승] 지프 랭글러 루비콘 41 에디션, ‘단점 보다 큰 매력'
||2025.04.23
||2025.04.23
Verdict
- 잠깐만 시승해도 장단점이 불거지지만 그래도 사고 싶게 만든다
GOOD
- 컨버터블 못지 않은 개방감
- 스웨이 바 분리로 유연한 하체 움직임
BAD
- 적응하기 쉽지 않은 사각지대
- 손이 많이 가는 온로드 직진성
Competitors
- 포드 브롱코 : 4기통, 6기통 다양한 선택지
-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 BMW 6기통의 매력
지프는 육군과 관련한 에디션 모델 종류가 다양하다. 그 뿌리는 1941년 제2차 세계대전을 누비던 ‘윌리스 MB’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시승한 지프 랭글러 루비콘 41 에디션은 그 시작점을 기념하는 에디션이다. 가장 지프다운 지프라고 불릴 만한데,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시승을 통해 확인했다.
Design
디자인은 전통적인 지프의 모습을 계승했다. 각진 차체, 거대한 펜더가 돋보인다. 특히 원형 헤드램프와 7-슬롯 그릴은 84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지프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요소다. 차체 색은 1941년 월리스 MB와 동일한 올리브 드랩(Olive Drab)으로 칠했다. 덕분에 잠시 군용차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부른다.
옆은 직선을 강조했다. 각진 모습이 도드라지며 도어의 경첩으로 단단한 느낌을 더했다. 여기에 높은 차체와 커다란 휠 하우스 공간은 오프로드 성능을 한 껏 뽐낸다. 뿐만 아니라 펜더의 장식과 모파(Mopar) 전동식 사이드 스텝으로 41 에디션만의 특별함까지 가미했다.
뒷모습은 역시 '지프스럽게' 반듯하다. 리어램프와 범퍼 모두 사각형으로 디자인했다. 중앙에 배치한 휠은 든든한 느낌을 강조한다.
실내는 구성요소의 기능들을 알아보기가 쉽고 작동 또한 직관적이다. 기능 대부분이 물리버튼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또한 버튼의 크기도 커 장갑을 끼고 누르기에 부담 없다. 아울러 중앙 메인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 확인 외에 조작할 일이 거의 없다.
기어 레버 옆에는 구동 모드 변환 레버를 배치했다. 수동 변속기처럼 저항감이 있고 기계적으로 맞물리는 느낌이 강하다.
시트 포지션은 높다. 덕분에 작은 크기의 앞 유리에도 시야가 넓다. 아울러 개방감도 상당하다. 내부로 유입하는 바람의 양도 어지간한 컨버터블 차보다 많다.
다만, 실내 공간은 감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머리 위 공간은 여유롭지만 좌우 어깨내부 폭이 좁다. 2열도 시트 각도가 곧추선 채로 편리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탓에 장거리 주행은 수월하지 않다. 하지만 트렁크는 반듯한 공간 덕분에 중간에 걸리는 것 없이 짐을 실을 수 있다.
Performance
파워트레인 2L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출력을 즉각적으로 뿜어내진 않지만 답답함을 느낄 새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2톤이 넘는 차체를 꾸준하게 밀고 나간다.
여기에 맞물린 8단 자동 변속기 또한 부드럽다. 변속 충격이 적어 변속이 잦은 시내 주행과 오프로드 모두 부담 없다. 반면, 브레이크는 초반 답력이 약하고 정차하는 순간 묘한 울컥거림이 생겼다.
하체 감각은 단단한 편이다. 잔진동도 이전 세대보다는 매만졌지만 여전히 공격적이다. 바디 온 프레임 플랫폼 자동차의 장점과 단점을 주고 받은 결과다. 하지만 방지턱과 같은 큰 충격은 서스펜션의 많은 움직임과 큰 타이어로 부드럽게 소화했다.
속도를 더욱 높여 나가면 차체 특징이 도드라진다. 전고가 높은 탓이다. 전방위로 움직이는 폭이 큰 탓에 고속에서 자신감 갖기 쉽지 않다. 출력 제어도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자동제어가 즉각 이루어지고, 오프로드 대응 타이어의 소음도 거슬리는데 지붕천막과 트렁크 풍절음도 도드라지는 편이다.
정통 오프로더 답게 스티어링 록투록이 길다. 직진성에 주안점을 두었다기 보다는 험로 주파시 필요한 셋팅에 무게를 실었다. 이 차를 타고 고속주행을 논하기엔 목적과 부합하지 않을 터. 혹자에겐 이런 특징은 지프 랭글러 단점으로 보이겠지만 이 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겐 즐거움으로 느껴지리라.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로 변한다. 조작량이 많은 스티어링 휠은 큰 돌을 넘어도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작동한다. 또한 높은 전고 덕분에 오프로드 성능은 접근각 44도, 이탈각 35.6도로 하부가 걸리거나 긁힐 걱정이 적다.
또한 랭글러의 공장 출고 상태에서 도강 능력은 76cm에 달한다. 덕분에 그냥 물길을 지날때는 물론 경사로에서 물에 진입하는 상황도 거침 없이 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륜과 후륜의 디퍼렌션을 모두 잠글 수 있고 속도 유지 기능도 있어 겁나는 길도 차가 알아서 나아간다.
연비는 온로드 주행에서 6~7km/L를 기록했다. 고속 항속 주행을 해도 11km/L 수준으로 두 자릿수를 겨우 볼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지프 랭글러 루비콘 41 에디션은 8,740만 원이다. 몇 년새 인상폭이 매우 커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또한 온로드에서 불편함이나 낮은 연비 등 감수해야 할 것도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덮을 만큼의 개방감과 디자인 만족도가 크다. 이 차를 타는 순간, 단점은 사라지고 매력만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