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Y 돌풍… BMW·벤츠 넘어 국산 베스트셀러까지 추월
||2026.06.06
||2026.06.06
테슬라 '모델 Y'가 수입차 최초로 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주력 차종 판매량까지 앞지르고 있다. 수입차 시장을 넘어 국산차 베스트셀러와 경쟁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모델 Y의 흥행이 수입차와 국산차의 경계를 허물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고 보고 있다.
테슬라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Y는 지난 3월 수입차 최초로 월 판매량 1만대를 돌파한 뒤 4월과 5월에도 1만대 안팎의 판매 흐름을 이어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5월 1만866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브랜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한 수치다. 테슬라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2025년 5월 23.31%에서 올해 5월 36.39%로 1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4만502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0.8% 급증했다.
테슬라의 판매 확대는 모델 Y가 이끌었다. 모델 Y는 지난 5월 모델 Y 프리미엄 7195대, 모델 Y L 1513대 등 총 8708대가 등록되며 테슬라 전체 판매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입차 시장의 전통 강자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밀어냈다. 모델 Y 한 차종 판매량은 BMW 브랜드 전체 판매량 6555대보다 2000대 이상 많았고, 메르세데스-벤츠 판매량 3553대와 비교하면 격차가 5000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모델 Y의 질주는 수입차 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현대차·기아의 주력 모델까지 판매량 경쟁에 끌어들이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를 흔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수입차 브랜드를 넘어 현대차·기아와 직접 경쟁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현대차 차종 가운데 모델 Y 판매량을 넘어선 모델은 없었다. 같은 SUV인 싼타페는 2862대에 그쳤고, 투싼은 2183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판매 1위 모델인 그랜저 역시 5183대에 머물렀다. 모델 Y와 비교하면 3500대 이상 적은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격차가 더 컸다. 현대차 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아이오닉 5로 2575대가 판매됐다. 현대차 전기차 전체 판매량은 8157대로 집계됐지만, 모델 Y 한 차종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기아의 내수 실적을 견인하는 쏘렌토는 7836대로 모델 Y를 넘어서지 못했고, 스포티지도 4760대에 머물렀다. 전기차 라인업 역시 마찬가지였다. EV3, EV5, EV4, EV6 등 주요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모델 Y를 밑돌았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특정 모델의 흥행으로 보지 않는다. 전기차 시장을 넘어 자동차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수입차와 국산차,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경계가 비교적 뚜렷했다면 최근에는 동력원이나 브랜드보다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 선택을 좌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은 수입차와 국산차, 전기차와 내연기관 간 경쟁이라기보다 소비자가 어떤 차를 선택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모델 Y 판매량은 수입차가 국산차와 같은 시장에서 정면 경쟁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모델 Y 돌풍의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 강화가 꼽힌다.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 Y 프리미엄 RWD 가격을 300만원 낮추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6인승 모델 Y L을 투입한 점도 판매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도입도 상품성을 높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중동 지역 분쟁에 따른 고유가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모델 Y의 흥행이 현대차·기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경쟁력은 물론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기능이 차량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현대차·기아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기능 고도화와 가격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모델 Y의 질주가 특정 차종의 성공을 넘어 자동차 시장의 경쟁 질서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보고 있다. 과거 수입차가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국산차와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했다면, 테슬라는 대중 시장으로 직접 진입해 국산차 베스트셀러와 경쟁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수입차와 국산차가 서로 다른 시장에서 경쟁했다면 지금은 같은 소비자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며 “모델 Y 판매량은 국내 자동차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