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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위기 아닌 도약의 마찰음”

조선비즈|유병훈 기자|2026.05.24

김용범 정책실장 /뉴스1
김용범 정책실장 /뉴스1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을 두고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3고(高)’ 현상을 위기 신호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성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가격 체계의 재조정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김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성공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며 “혼란은 이 마찰음을 위기 신호로 오독할 때 생긴다”고 했다.

그는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기업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수출은 넘쳐나는데 금리는 오르고 환율은 불안하고 집값은 다시 들썩인다”고 진단했다. 겉으로는 모순처럼 보이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과 여론이 위기 징후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이런 혼란의 원인을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틀에서 찾았다. 그는 “우리의 준거가 여전히 이전 시대에 고착돼 있다”며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에 진입했다면 인식의 틀도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가 명목성장률 10%에 육박하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업의 실적 개선이 교역 조건과 수출 단가를 끌어올리고, 기업 이익과 임금,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가계 소득 증가와 세수 확충, 국가채무비율 하락의 선순환이 작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제 전반의 가격체계가 한 단계 상향 조정되는 것은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저성장·저물가에 익숙해진 한국경제가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주요 선진국의 재정 불안이 겹치면서 고금리 환경도 강화됐다고 봤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실장은 “명목성장률 상승, 자산시장 동조화, 입주 물량 급감이 삼중으로 맞물려 집값 상승 압력이 다시 누적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급 확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흐름을 차단하는 구조적 수요관리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정부는 시장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환율에 대해서는 외환위기 때와 같은 외화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코스피가 70% 이상 오르면서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평가액이 2600조원으로 두 배가 됐고, 외국인 매도세에 따른 환전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이를 “한국경제의 취약성이 아니라 성공이 만들어낸 역설적 현상”이라고 했다. 환율 수준 자체보다 외화 자금의 수급 흐름과 유동성 지표를 중심으로 상황을 판단해야 하며, 과도한 쏠림과 변동성은 적극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금리 상승도 안이하게 볼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김 실장은 최근 금리 상승이 고유가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가능성, 기준금리 인상 기대 등이 맞물린 결과라고 했다. 그는 금리 상승을 무조건 억누르는 접근도, 고금리를 방치하는 접근도 모두 위험하다고 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에너지 가격 안정 조치와 담합 등 불공정 시장구조 개혁을 포함해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시장 기능에 의존하는 것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외국인 자금 변동성도 관리 대상으로 꼽았다. 그는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자산 규모가 전례 없이 커진 만큼 향후 자금이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외환·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실장은 순자산 규모나 환율 수준보다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성과 외화자금 시장의 안정성을 핵심 관리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외환보유액 확충과 유동성 안전판 구축도 새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완충 장치로 내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 확대를 들었다. 퇴직연금 활성화와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주식 보유 인센티브 확대가 대외 건전성 관리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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