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증가하는데, 정상체중 아이들도 ‘빼야 한다’ 강박 [10대 신체 이미지 왜곡 ③]
||2026.05.24
||2026.05.24
비만율 늘고 정상체중은 굶고…'과식과 절식' 양극단에 갇힌 10대의 식생활과 위험한 다이어트
마라탕, 버터떡, 배달 음식 등은 10대의 일상에 깊이 들어왔다. 학교 앞 상권과 SNS에는 자극적이고 고열량인 음식이 유행처럼 번지고, 방과 후 친구들과 간식을 먹는 문화도 자연스러워졌다. 한쪽에서는 청소년의 식생활 변화와 활동량 감소 속에 비만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학생 비만군 비율은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교육부가 지난 4월 공개한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전체 비만군 비율은 29.7%로 전년 29.3%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비만군은 학생의 키와 몸무게를 바탕으로 산출한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과체중과 비만에 해당하는 학생을 합친 비율이다. 비만군 비율은 2024년까지 3년 연속 감소했지만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비만은 실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건강 문제다. 성장기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과도 연결된다. 학생 건강검사 결과가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아비만 증가는 청소년의 체중 관리가 필요한 건강 과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비만 학생과, 정상체중임에도 외모 강박 때문에 체중을 줄이려는 청소년이 같은 ‘다이어트’라는 이름 아래 뒤섞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에서는 비만 관리가 필요한 아이들이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상체중인 아이들까지 ‘더 말라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이기형 성북우리아이들병원 성장내분비센터 교수는 “소아비만이 늘어난 만큼 필요한 아이들에게는 약 처방이 필수적인 경우도 있다”면서도 “정상 체중임에도 외모 강박 때문에 약물 소비나 감량 욕구가 커지는 현상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약물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이 경계는 더 흐려지고 있다.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대중적으로 알려지면서, 약물은 치료제인 동시에 빠른 감량 수단처럼 소비되고 있다. 비만 치료제는 의사의 진료와 판단 아래 사용돼야 하지만, 현장에서는 처방전 거래나 대리 구매 문제까지 거론된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 치료제는 의사가 환자를 보고 판단해 처방해야 하는 전문의약품인데, 지금은 처방전을 사서 택배로 받는 식의 거래까지 이뤄지는 상황”이라며 “의학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약을 찾으면서 실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의 접근성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의 신체 문제는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고열량 음식 유행과 생활습관 변화 속에 비만 학생이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정상체중 학생까지 마른 몸을 좇아 극단적 감량을 시도한다. 과식과 절식, 비만과 저체중 강박이 같은 세대 안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심 교수는 이 현상이 청소년과 10·20대의 외모 강박과도 맞닿아 있다고 봤다. 그는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도 체중에 대한 강박이 있고, SNS와 연예인 몸매가 영향을 주는 부분이 크다”며 “주변에서 다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에 극단적 다이어트를 반복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몸에 부담이 쌓인다는 점이다. 심 교수는 “다이어트는 하면 할수록 다이어트 자체에도 내성이 생긴다”며 “처음에는 뭘 해도 잘 빠지지만 요요가 반복되고 두 번 세 번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이후에는 정말 잘 안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건강상의 이유로 체중을 줄여야 할 때는 안 빠지는 몸이 될 수 있고, 외모뿐 아니라 건강도 망치게 된다”고 했다.
소아비만은 관리해야 할 건강 문제다. 그러나 정상체중 청소년의 몸까지 끊임없이 교정 대상으로 만드는 문화 역시 또 다른 건강 문제다.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을 위한 관리와 외모 강박을 구분하는 기준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