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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클래리티 법안 급물살… 韓 디지털자산법도 속도 내나

IT조선|정서영 기자|2026.05.12

미국 디지털자산 종합 규제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 제정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제도 정비가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1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오는 14일(현지시각) ‘클래리티 법안’ 심사(마크업)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디지털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해 규제 기관을 명확히 하고, 디지털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확립하는 법안이다.

클래리티 법안은 지난해 7월 미 하원을 통과한 이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등 핵심 쟁점을 두고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러다 지난 1일 미 상원이 절충안을 마련하며 속도가 붙고 있다. 거래소에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보관할 때는 이자 지급을 금지하되, 이를 이용한 결제·송금·거래 등에 대해선 보상 차원의 이자를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미국 규제 정비가 국내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기관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이는 글로벌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함께 국내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한 국내 입법 논의도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비롯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법인 가상자산 거래 허용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향후 미국 법안이 정비되면 국내 역시 이를 참고해 제도 설계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클래리티 법안 진전이 국내 정책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클래리티 법안이 빠르게 진행될 경우 미국은 디지털자산을 실물 경제로 흡수하게 된다. 국내도 디지털자산기본법,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 미국 법안을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국내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간 이견이 여전한 데다, 감독 체계와 관할 범위, 보상 방식 등 세부 제도 설계 역시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규제 정비를 마치면 전세계 시장에 강력하게 침투할 텐데, 국내 논의는 아직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 자격에 머물러 있다”며 “온체인 금융시장 전환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과 관련해선 “국내는 은행 중심 발행 구조가 유력해 미국처럼 이자 지급을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은 덜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백악관은 오는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클래리티 법안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미국 내 전통 금융권은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따른 예금 이탈과 신용·대출 축소 위험성에 대해 우려하며, 은행권과 가상자산 업계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는 예금 수취, 신용 창출, 결제 중개라는 은행 핵심 기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은행업은 높은 예대율과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의존도 등 구조적 특성으로,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서영 기자
insy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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