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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트럼프 ‘수출 통행세’에 “엔비디아 가격 인상 검토”

조선비즈|전병수 기자|2025.08.19

엔비디아 로고./연합뉴스
엔비디아 로고./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중국에 판매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판매되는 제품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을 허용한 가운데, 수익성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제품 가격 인상과 함께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 공급망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9일 대만 경제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의 전례없는 ‘수출 통행세’에 중국으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의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경제일보는 딥워터 자산운용사의 공동설립자인 먼스터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매출 총이익률을 유지하려면 H20 가격을 18% 인상해야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매출 총이익률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며, (미국 정부와의) 수익 배분 비용을 중국 고객에게 전가할 것”이라고 보도헀다.

트럼프 행정부는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불하는 조건으로 올해 4월 중국 판매를 제재한 엔비디아의 ‘H20’에 대해 수출 재개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H20은 기존 인공지능(AI) 가속기 대비 사양을 낮춰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칩이다. 동급 수준인 AMD의 ‘MI308’도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 AMD 등 중국으로 판매되는 후속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수출 통행세’를 요구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로 중국의 AI 산업 발전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 딥시크 등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화웨이 칩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성능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이 AI 기술 개발에 고삐를 죄고 있는 만큼 엔비디아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이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수출 통행세’로 인한 수익성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중국으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비중은 10%를 상회할 만큼 중요 시장이다. 대중 수출 규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중국 내 매출 점유율은 하락했다. 2022년 1분기 32.5%에 달했던 중국 매출 점유율은 지난 1분기 12.5%로 내려앉았다.

한편,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제조 공급망을 압박해 원가 절감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엔비디아 H20 등의 제품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탑재된다. H20의 제조와 패키징은 대만 TSMC 등에서 진행하고 있다. 대만 경제일보는 “엔비디아가 파운드리에 제조 비용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미 엔비디아에 HBM3E를 대량 납품하고 있어 공급망 진입이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재고 물량 소진 등을 위해 보다 낮은 가격에 엔비디아에 제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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