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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은 쓰는데… 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공급’ 지지부진한 이유

조선비즈|전병수 기자|2025.08.18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브로드컴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제품을 본격 출하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HBM 큰손’인 엔비디아가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HBM3E 12단 제품 납품은 지연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삼성전자에 앞서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지만, 이르면 올 2분기 공급을 목표로 했던 삼성전자는 일정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을 가로막는 기술적 요인은 크게 3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브로드컴과 비교해 2배가량 높은 엔비디아의 발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점이다. 두 번째는 엔비디아의 고속 데이터 통신 시스템 NV링크와 삼성전자 HBM을 연결하면 디지털 신호 품질이 저하된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경쟁사 대비 저조한 삼성전자의 수율(생산량 대비 양품 비율)이 원인으로 꼽힌다.

◇ 엔비디아 발열 등 기준, 브로드컴보다 까다로워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주문형반도체(ASIC) 설계 기업 브로드컴에 HBM3E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HBM3E 공급망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브로드컴의 HBM3E 최대 공급사로 공급망에 진입하는 것이다.

브로드컴이 요구한 발열 기준은 엔비디아의 기준치와 비교할 때 절반 이하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브로드컴이 설계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는 엔비디아와 달리 각 기업에 최적화된 맞춤형으로 설계된다. 구글과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가 요청하는 성능에 맞춰 함께 설계하고 제작해 최종 납품한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AI 반도체는 다양한 응용처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제품으로 제작된다. 즉, 어떤 환경에서도 고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만큼 전력 소모가 크다. 과도한 전력 사용으로 인해 칩의 발열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여기에 탑재되는 HBM의 발열이 심하면, 칩 전체의 성능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만큼 경쟁사인 AMD 등과 비교할 때도 발열 기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엔비디아의 발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NV링크 시스템은 삼성전자 HBM을 탑재했을 때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비교해 디지털 신호 품질이 저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AI 반도체 성능 경쟁력의 핵심은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병목 현상 없이 최대한 빠르게 보내고, AI 반도체의 두뇌격인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이를 고효율로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가 대량으로 탑재되는 서버 환경에서 각 칩이 데이터의 병목 현상 없이 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NV링크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HBM에 탑재되는 D램 성능 문제로 NV링크를 연결할 때 디지털 신호 품질에 이상이 생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프로세서가 데이터를 정확히 인식할 수 없고, AI 반도체를 통해 구동되는 AI 모델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조선DB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조선DB

◇ 삼성전자, D램 재설계·수율 안정화 등 품질 개선 총력전

삼성전자의 HBM 수율이 저조한 것도 문제로 꼽혀 왔다. 수율이 저조하면 사전에 계약된 물량을 제때 공급하기가 어려워지고, 가격 협상을 진행할 때 경쟁력이 떨어진다. 이에 삼성전자는 D램을 재설계해 품질을 개선하고, 과거 대비 수율을 안정화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을 위해 기존에 생산했던 재고 물량의 가격을 경쟁사 대비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HBM의 품질 문제는 엔비디아와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대부분 공유됐다”며 “삼성전자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D램 재설계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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